조치원-서면 통합 등 조정안 주민반발에 제자리걸음

오는 7월 출범하는 세종시의 행정구역 개편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작년 4월부터 행정구역과 명칭 조정에 대해 논의를 벌여 왔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것.

23일 세종시출범준비단과 연기군에 따르면 세종시설치법에 따라 3개 시·군 1읍 11면 135개 리가 편입되면서 세종시의 행정구역 및 명칭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광역시로서의 위치(격)와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준비단은 1동(행정동) 1읍 8개 면으로 행정구역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준비단은 행정도시 예정지역을 행정동으로 하고 조치원읍과 소정·전의·전동·동·부용·장기·연기·금남면 등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행정구역 개편 기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본안에는 서면지역의 경우 조치원읍과 통합하고, 남면은 봉암출장소와 통합해 연기면으로 두도록 했다.

그러나 행정도시 예정지역에 포함된 남면지역에서 독립면을 요구, 세종시 행정구역 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면지역도 크게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도 면 행정체계가 부족한 남면지역 독립면 설치 요구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전국 평균인구 4221명보다 적은 2462명에 불과한 데다 면적도 평균 62.6㎞에 크게 못 미치는 12.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 인사는 "남면 인구 2500여 명은 중학교조차도 설립할 수 없는 요건이다"라면서 "남면을 봉암·와촌·부동리를 관할하는 봉암출장소 관할에 두면 인구가 4000여 명으로 늘어나 중학교를 설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연기지역 출향인사들도 이 같은 행정구역 조정안(명칭 포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조치원 발전을 위한 최적의 안이란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민 K씨는 "오는 7월부터 연기군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연기군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명칭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연기면은 상징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행정구역조정위원회는 최근 부용면을 부강면으로, 의당면을 장기면과 통합하고 인구가 적은 공주시 반포면 편입지역은 금남면과 통합하는 방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단은 내달 초쯤 행정구역 조정과 관련해 주민공청회를 가질 계획이다. 준비단 관계자는 "경과보고 자리에서 세종시 행정구역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곳 주민들이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상처를 입은 만큼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곽상훈 기자 kshoo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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