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 역사 ‘융합’ 학습법 어떻게 할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역사를 공부한다?`

과학과 역사(세계사), 언뜻 생각하면 서로 머나먼 과목이다. 이과 과목인 과학과 문과 과목의 역사의 연계는 낯설다. 하지만 접근법을 달리하면 과학과 역사를 융합한 학습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융합적인 학습으로 창의적인 사고까지 확장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역사 속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역사의 흐름을 꿸 수 있는 융합 학습법을 알아본다.

◇ `온돌`을 세계사의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짚어 심층 학습

우리 삶과 밀접한 과학기술을 살펴보면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역사 과목 혹은 과학 과목에서 하나의 주제를 정해 원리 혹은 흐름의 과정을 따라가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통 방식인 `온돌`에 대해서 `과학+역사` 융합 학습을 한다면 세계사에서 `온돌`에 대해 찾아본다.

한글·금속활자와 더불어 `한민족 3대 발명품` 중 하나라는 `온돌`은 수 천년 동안 세계에서 오직 한국인만이 사용해온 우리 고유의 문화다. 우리나라가 좌식생활을 하게 된 것도 `온돌`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온돌 난방을 한 건 아니다. 2000년 전 로마 시대에도 한국의 온돌과 유사한 난방 기술이 이용됐다.

로마 시대의 온돌은 중앙 난방의 초기 형태로서 용광로의 뜨거운 공기가 바닥 아래로 흐르다가, 그 열기가 벽에 난 송기관으로 빠져나가면서 방을 데우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는 우리나라 온돌이 아궁이에서 데운 불에 의한 열기가 구들장 아래를 통과하면서 열기를 전달하는 방식과 유사해 비교해 볼 수 있다.

차이점을 찾아볼 수도 있다. 우리의 구들장은 아궁이의 화력을 이용한 것에 반해, 로마 시대의 온돌은 용광로의 뜨거운 공기로 실내를 데우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왜 서양에서는 신발을 신는 생활방식이 자리를 잡았나?` 혹은 `온돌이 우리나라에서 전통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등의 질문을 유도하면서 과학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게 필요하다.

중등생은 `서양 국가가 실내에서 신발을 신는 문화로 정착되면서 온열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찾아보고 탐색해 볼 수 있다.

◇ 기술발명품으로 국사와 세계사 흐름 한 눈에 정리

우리나라의 우수한 과학기술과 서양의 기술도 세계사 과목을 활용해 비교·살펴볼 수 있다. 널리 알려져있는 과학 발명품 등을 연상해 그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 지식을 연결하는 것으로 융합교육을 시작하면 좋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 측우기는 전국 각지의 강수량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정도였으며, 측우기는 조선시대의 과학기술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 과학 발명품. 조선시대에는 천문학은 물론이고 수학과 도량형, 지리학, 의학, 약학, 농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한국 전통 과학의 전성기였다.

이 가운데 조선시대 대표적 발명품인 측우기와 앙부일구(해시계), 혼천의 등의 사례를 가지고 과학과 역사를 공부해보자. 측우기와 앙부일구(해시계), 혼천의는 자연환경과 현상을 활용해 과학기술을 접목시킨 도구다.

1437년에 제작된 `앙부일구`는 태양의 일주운동에 따라 물체의 그림자 위치가 변화하는 자연현상을 활용해 반구형의 내면에 시각선과 계절선을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막대기의 그림자 변화를 통해 시간을 파악한 해시계다.

서양에서 자연환경과 현상을 활용해 과학기술로 발전시킨 것은 고대 원주민으로부터 시작됐다. 태평양 원주민들이 자기 지역에 고유한 바람과 물, 식물 자원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혹독한 자연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 널리 알려져있다. 특히 이들은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추측항법`을 사용해 위치를 파악했다.

추측항법은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측정하고 항로 및 항공기의 지면에 대한 속도를 산출해 추정 위치를 구하면서 배를 운행하는 방법이다.

별의 위치와 별자리를 보고 항로를 찾아내는 데 유용했으며, 바람과 파도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을 보고 배의 움직임과 위치를 짐작해내는 기술로 발전시킨 것이다.

김영호 탑학원 실장은 "자연이 빚은 현상들은 무엇보다 과학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해 국가가 성정하고 발전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역사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과학과 역사를 한 번에 공부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연순 기자 yss830@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