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은의 심리상담

Q: 미술로 진로를 선택해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여고생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렸지만, 왜 그려야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학원에 가서 다른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걱정이 되면서도 잘 집중이 되질 않아요. 제일 화가 나는 것은 피부예요. 다른 아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이지만 피부 관리를 받아서 좋은 피부를 갖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내 얼굴을 보면 화가 나서 집중 안 되고, 공부도 안돼요! 피부만 좋아진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위가 안 좋아졌어요. 엄마에게 말하면 신경도 안 쓰고 동생만 과잉보호하는 모습이 맘에 안들어요.

A:자신이 만든 틀 속에서 과대 해석 말아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해서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주요 증상은 피부에 대한 호소와 건강에 대한 지나친 염려를 보이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단기간 내에 형성된 증상은 아니므로, 성장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성장 과정중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초기 기억을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사건을 통해 생각한 것은 무엇인지, 더불어 살펴봐야 할 부분은 자신에게 이러한 경험이 현재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인지적 구조의 틀에 맞춰 잘못될 상황을 미리 걱정하며 과대 해석하는 경우가 패턴화된 것입니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갈등이 생기는 것은 타인을 비교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나은 부분이 있으면, 그 자체를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살피며, 부정적 자기인식이라는 자책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인지왜곡이 현실을 더욱 괴롭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경험 중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과 즐기면서 활동했던 부분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는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 태도로 바라볼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살펴지는 것은 어렸을 때 집안 환경과 어머니의 양육태도를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지나치게 허용적인 부분은 없었는지, 갑자기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은 없는지를 살펴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왜곡된 기억의 틀을 바꿔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편 지나치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의 신체화 증상으로 인해 부당한 관심끌기를 하며 스스로 부적 강화를 부추기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집니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자신의 잘못된 인식체계를 추적하다보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이 모색되리라 여겨집니다.  지움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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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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