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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9월 모의고사-비문학

2012-04-24기사 편집 2012-04-23 21: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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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떨기 흰 장미가 우리 앞에 있다고 하자. 하나의 동일한 대상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것은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보일 수도 있고, 식물학적 연구대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나치에 항거하다 죽어간, 저항 조직 '백장미'의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들과 달리 우리는 종종 그저 그 꽃잎의 모양과 순백의 색깔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씩 우리는 이렇게 평소와는 매우 다른 특별한 순간들을 맛본다. 평소에 중요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이때에는 철저히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오직 대상의 내재적인 미적 형식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마음의 작동방식을 가리키는 개념어가 '미적 무관심성'이다. 칸트가 이 개념의 대표적인 대변자인데, 그에 따르면 미적 무관심성이란 대상의 아름다움을 판정할 때 요구되는 순수하게 심미적인 심리상태를 뜻한다. 즉 'X는 아름답다'라고 판단할 때 우리의 관심은 오로지 X의 형식적 측면이 우리의 감수성에 쾌·불쾌를 주는지를 가리는 데 있으므로 '무관심적 관심'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실질적으로 얻거나 알고자 하는 모든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운 X의 존재 가치는 '목적 없는 합목적성'에 있다.

㉠대상의 개념이나 용도 및 현존으로부터의 완전한 거리 두기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순수 미적인 차원에 대한 이러한 이론적 정당화는, 쇼펜하우어에 이르러서는 예술미의 관조를 ㉡인간의 영적구원의 한 가능성으로 평가하는 사상으로까지 발전하였다. 불교에 심취한 그는 칸트의 '미적 무관심성'개념에서 더 나아가 '미적 무욕성'을 주창했다. 그에 따르면 이 세계는 '맹목적 의지'가 지배하는 곳으로, 거기에 사는 우리는 ㉢욕구와 결핍의 부단한 교차 속에서 고통받지만, 예술미에 도취하는 그 순간만큼은 해방을 맛본다. 즉, '의지의 폭정'에서 벗어나 ㉣잠정적인 열반에 도달한다.

미적 무관심은 예술의 고유한 가치를 옹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극단적으로 추구될 경우에 가해질 수 있는 비판을 또한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독립선언이 곧 ㉤고립선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의 고유한 가치는 진리나 선과 같은 가치영역들과 유기적인 조화를 이룰 때 더욱 고양된다. 요컨대 예술은 다른 목적에 종속되는 한갓된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그것의 지적·실천적 역할이 완전히 도외시 되어서도 안 된다.



1. ㉠~㉤의 의미에 대한 해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대상에 대한 지식이나 대상의 유용성, 실재 여부 등에 대한 관심을 철저히 도외시하는 심리적 태도

② ㉡ : 개별적 취향의 만족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인간 정신의 구원으로까지 고양되는 경지

③ ㉢ : 끊임없이 무엇을 얻고자 하나, 완전한 만족 대신에 부족함만이 지배하는 상태의 지속

④ ㉣ : 예술미에 침잠하여 잠시나마 모든 집착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기쁨의 상태

⑤ ㉤ : 예술가들이 작품창조를 위해 세속으로부터 고립된 별도의 작업공간을 요구하는 선언



[문제읽기를 통해]

- 각 구절의 의미를 물어보는 문제이다. 지문을 다 읽어야 풀 수 있으므로 우선 선택지의 내용을 개괄적으로 훑어 보자.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⑤번임을 알 수 있다. ㉤의 '고립 선언'이 '예술가들이 별도로 작업 공간을 요구하는 선언'이라고 했는데, 지문 어디에도 '작업 공간'과 관련된 부분이 없다. 이 '고립선언'이란 뒷부분에 나와 있듯 예술의 '독립선언(=고립선언)'이 다른 가치 영역들과의 고립선언이 아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 영화에 대한 감상 중, 위 글의 칸트의 입장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이 영화는 그 시대의 모순 고발과 전망 제시라는 두 가지 숙제를 훌륭히 해내고 있는 우수작이야.

② 영화에 세상일을 개입시키려는 태도는 잘못이야. 영화는 보고 즐기는 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하면 되지 않겠니?

③ 이 영화의 색채 묘사나 카메라 시점 처리 같은 대담한 형식 실험은 상식을 뛰어넘은 독특한 심미적 가능성을 열어줘.

④ 이 영화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 난 매우 부정적이야. 주인공만 해도 어른들이나 좋아할 스타일이지, 우리가 보기엔 좀 어색하지 않니?

⑤ 영화가 의미를 가지려면 어떤 새로운 깨달음을 우리에게 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미 소설을 통해서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낭비야.



[문제읽기를 통해]

- 발문은 '칸트의 입장'을 알고 있느냐를 묻고 있다. 그러므로 지문을 읽을 때 '칸트의 입장'에서 주요 관점이 무엇인가를 찾아야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③번이다. 2번째 문단에서 칸트의 입장이 정리되는데, 바로 '미적 형식'과 '심미적인 심리상태'를 강조하는 관점이다. 이 말은 선택지 ③번에 있는 '형식'이라는 말, '심미적 가능성'이라는 말과 일대일 대응을 시킬 수 있다.

3. 위 글의 주요개념을 사용하여 <보기>의 '쇤베르크 음악'을 평가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쇤베르크의 음악은 음의 높낮이와 리듬만으로 구성된 작은 단위들의 변형과 발전을 통해 구현되지만, 주음-부음관계를 파괴하는 불협화음 전략에는 억압적 사회구조로 인한 고통, 이에 대한 폭로와 저항 등이 오묘하게 함축되어있다.



① '미적 무관심성'에서 '미적 무용성'으로 이행하는 음악의 발전과정을 잘 보여준다.

② '미적 무관심성'과 '미적 무용성'이라는 조화되기 힘든 두 이념을 조화롭게 구현한다.

③ '미적 무관심성'과 예술의 '지적·실천적 역할'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예술의 가치를 잘 드러낸다.

④ '미적 무관심성'에서 탈피하여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을 추구함으로써 음악의 '지적·실천적 역할'을 수행한다.

⑤ '미적무관심성'을 극한까지 밀고 간 작품으로, '지적·실천적 역할' 같은 음악 외적 요소의 개입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



[문제읽기를 통해]

- '주요 개념'도 알아야 하고, 보기자료의 '쇤베르크 음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 정답은 ③번임을 알 수 있다. <보기>에서 '쇤베르크의 음악은 음의 높낮이와 리듬만으로~'를 통해 음악의 형식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 칸트의 '미적무관심성' 과 통일), '사회구조로 인한 고통, 이에 대한 폭로와 저항이라는 말을 통해서 '지적·실천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역시 자료와의 일대일 대응을 통해 답이 ③번임을 알아 낼 수 있다.



어휘력 tip



1. '불에 데이다'가 맞아요? '불에 데다'가 맞아요?

- '불에 데다'가 맞습니다. 동사 '데다'는 '불이나 뜨거운 기운으로 말미암아 살이 상하다 또는 그렇게 하다'의 뜻으로 '끓는 물에 손을 데었다' 등에 쓰입니다. '데이다'가 '데다'의 피동사일 것 같지만 '데다'는 '무엇에 데다'처럼 피동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다'를 쓰지 않습니다. 또한 '데다'는 '데어, 데니, 데고'로 활용하는데, '데여, 데이니, 데이고'처럼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구덩이를 메꾸다'가 맞아요? '구덩이를 메우다'가 맞아요?

- '구덩이를 메우다'가 맞습니다. 동사 '메우다'는 '메다'의 사동사로서 '공간을 메우다. 식장을 가득 메운 축하객'등에 쓰입니다. '메우다'의 '우'는 사동을 나타내는 접사인데 '깨우다, 비우다, 새우다, 피우다'를 보면 알 수 있죠. 우리말에 사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접사 중에 '꾸'는 없습니다. '입맛을 돋구다' 역시 잘못된 표현으로 '입맛을 돋우다'가 맞습니다.



3.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가 맞아요? '그닥 예쁘지는 않다'가 맞아요?

-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가 맞습니다. 부사 '그다지'는 '(뒤에 오는 '않다, 못하다' 따위의 부정어와 호응하여) 그러한 정도로는 또는 그렇게 까지는'의 뜻으로서, '무슨 걱정이 그다지도 많으냐'에 쓰입니다. '그닥'은 '그다지'를 줄인 말 같지만 아닙니다. 또 '그다지'와 유사한 표현으로 '그리'가 있음을 기억하는 것도 좋겠죠?



4. '널빤지'가 맞아요? '널판지'가 맞아요?

- '널빤지'가 맞습니다. 명사 '널빤지'는 '판판하고 넓게 연 나뭇조각'을 말하는데 '넓다, 너르다'의 뜻인 '널'에 판자의 변형인 '반지'가 결합된 말입니다.



5. '가슴이 메어진다'가 맞아요? '가슴이 미어진다'가 맞아요?

- '가슴이 미어진다'가 맞습니다. 동사인 '미어지다'는 '①구멍이 나다 ②가득차서 터질 듯하다 ③(비유적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슬프다'의 뜻입니다. 한편 '메어지다'는 '메다'에 '-어지다'가 붙은 말로 동사 '메다'는 '묻히거나 막히다'의 뜻입니다. 이상 언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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