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과학의 날 특집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나노 및 바이오연구를 위한 국가 핵심 기반 연구시설 냉중성자 연구시설(CNRE·Cold Neutron Research Facility) 7기를 국내외 연구진에 연내 모두 개방할 계획이어서 나노 바이오 구조 및 비탄성 산란연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냉중성자 연구시설=우라늄이 핵분열하면서 나오는 고속 중성자의 에너지를 낮춰 얻은 평균 25 meV의 중성자를 열중성자라 한다. 열중성자의 파장은 원자구조의 격자간 거리에 해당돼 물질의 구조를 알아내는데 쓰인다. 생체분자나 고분자의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열중성자보다 긴 파장의 냉중성자가 적합하다.

냉중성자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에서 생산된 중성자를 영하 250도의 액체 수소로 극저온화해 에너지는 낮추고 파장을 늘려 얻는데 이를 이용하면 생체 시료의 구조를 분석하고 나노 및 바이오 연구 등 다양한 기초과학부터 소재나 재료 연구, 산업적인 분야까지 연구할 수 있다.

원자력연이 갖춘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현재 가동중인 `중성자소각산란장치(40M-SANS)`, `18m 중성자 소각산란장치(18M-SANS)`, `수직형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V)`, `생체계면반사율측정장치(Bio-REF)` 등 4기와 올해 안에 이용자 개방을 목표로 시험 가동중인 `극소각산란장치(KIST-USANS)`, `냉중성자 3축 분광장치(Cold-TAS)`와 `디스크쵸퍼 비행시간분광장치(DC-TOF)` 등 모두 7기다.

현재 전 세계에서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와 미국, 독일, 호주, 일본, 헝가리 등 6개국 뿐이며 하나로의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냉중자속과 생산량 등 품질 측면에서 프랑스의 ILL, 독일의 FRM-2에 이은 세계 3위권의 우수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약개발부터 비탄성 산란연구까지=냉중성자 산란장치 7기 중 3기의 냉중성자 소각산란장치는 고분자나 콜로이드, 자기조립구조 등 미세구조를 측정하는데 활용된다. 또 약물전달체계를 개발하거나 고분자의 특성계수를 측정하고 나노입자의 구조를 분석하는데 용이해 물질 내부의 결함이나 불균일성을 판단하고 단백질 복합체 및 결정화 조사 등에 활용된다.

2기의 냉중성자 반사율측정장치는 고체 박막 구조를 측정하고 인공 생체막과 인체 체액 내의 생체분자 상호작용, 박막재료의 자기물질 배향 및 외부 자기장에 의한 금속재료 구조분석 등에 활용돼 대용량 저장장치용 물질이나 생채 구조 및 대사에 적합한 신물질과 신약, 약물 전달 물질을 개발하는데 활용된다.

냉중성자 3축 분광장치와 디스크쵸퍼 비행시간분광장치는 냉중성자를 이용해 고분해능으로 비탄성 산란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장치들로 각각 물리 화학 재료과학의 동력학 연구와 고체 및 액체의 확산운동 등과 관련된 실험에 쓰인다. 비탄성 산란이란 빛이나 입자가 특정 물질에 부딪혔을 때 움직이는 물질의 에너지를 받아 반사되는 에너지의 양이 변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부딪히기 전 에너지의 양과 반사돼 나오는 에너지의 양에 변화가 없으면 탄성 산란이다.

◇나노·바이오·IT 융복합 연구 촉진=이같은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하나로 원자로 내에서 이미 운영 중인 열중성자 산란장치 6기와 함께 국가이용자 시설로 운영돼 국내 외 산학연 이용자의 기초 원천연구를 비롯해 이와 연계한 차세대 신산업 창출에 활용된다. 특히 전자부품이나 컴퓨터칩, 평판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하는 나노소재의 원천기술 개발부터 난치병 치료를 위한 약물전달 물질 개발에 활용되는 등 나노 기술과 바이오 기술, IT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자력연은 향후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이용한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극저온 및 고자장, 고압력 등 극한의 시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시료환경 장치와 시료 준비실을 장치별로 구비하고 연구시설의 성능 및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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