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이후 정국 ② 새누리당 진로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넘는 예상 밖의 완승을 거둔 새누리당이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정상 지도부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당이 오랫동안 비대위 체제로 운영돼 왔다"면서 "이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서 당을 정상체제로 운영하고, 바로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실천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지도부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려는 이유는 박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계속 남아있을 경우 야당의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 대선 행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빠르면 6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총선 이후 흐트러진 당협을 정비하고 당협위원장을 새로 뽑아야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는 절차에 필요한 시간이 최소한 50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까지는 원내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음 주 쯤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선자 대회가 원내대표 선출 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구성되는 새로운 지도부는 박 위원장과 호흡을 맞출 친박계가 포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당 쇄신에 합격점을 받은 박 위원장이 곧바로 대선캠프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을 통해 친이계가 거의 몰락함으로써 당내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내 비박(非朴)성향의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과 7선에 도전한 정몽준 의원 등이 살아돌아온 만큼 대선을 앞두고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사이에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152석이라는 아슬아슬한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자유선진당 등 보수정당과의 연대도 강화될 전망이다.

선거법 등 위반 시비로 일부 당선자가 낙마할 경우 과반확보에 실패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자유선진당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야권이 대선 국면을 앞두고 더욱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념성향이 비슷한 선진당과의 연대는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한경수 기자 hkslk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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