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

11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박경모 선수가 금 과녁을 쏘는 순간 충북 옥천군 이원면 칠방리 고향집에서 모여앉은 이웃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11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박경모 선수가 금 과녁을 쏘는 순간 충북 옥천군 이원면 칠방리 고향집에서 모여앉은 이웃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신 아버지도 늠름한 장남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실 겁니다.”

11일 베이징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 과녁을 명중하는 순간 박경모(33·인천 계양구청)선수의 충북 옥천군 이원면 칠방리 고향집은 환희와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이날 TV앞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치던 20여명의 친지와 이웃주민들은 불편한 몸에도 쪼그리고 앉아 두손모아 기도하던 어머니 김순례(61)씨를 얼싸안고 승리의 감격을 나눴고 이를 지켜보는 두 여동생들은 두달전 작고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박 선수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달전 폐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여윈데다 그 충격으로 뇌졸중을 앓던 어머니 건강마저 악화됐기 때문.

여동생 현숙(30·대전거주)씨는 지난달 27일 아버지의 49제에 참석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 영전에 바치겠다고 다짐하던 오빠가 약속을 지켰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늠름한 아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봐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편한 몸에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아들을 위해 정한수를 떠놓고 지성을 드렸다는 어머니 김씨도 “우리 장남이 집안 걱정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봐 큰 걱정을 했다”며 “내친김에 개인전 금메달까지 목에걸고 금의환향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박 선수 고향 이장인 곽길연(68)씨는 “두차례 올림픽에서 연거푸 세계 정상에 우뚝서며 동네의 영예를 드높인 박 선수를 위해 풍성한 마을잔치를 벌이겠다”고 말했다.<옥천=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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