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에 쌓여있는 오염수 보관탱크. 사진=연합뉴스
방사성의약품학을 수십 년간 연구해온 대학 교수가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며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고 밝혔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공개 게시판에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 중이다. 또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섭취해도 인체 내부에 피폭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박 교수는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작아 '물 분자 상태의 섭취 환산계수'가 낮다 보니 그 실효선량이 크지 않다"면서 "일본 정부가 ALPS로 처리할 경우 우리나라 근해로 유입되면 현재 바닷물의 방사선량 값인 약 L당 12㏃(베크렐)에 비해 극히 미미한 증가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류 농도인 L당 1500㏃로 희석한 물 1L를 마실 때, 그 속에 들어있는 삼중수소의 실효선량은 바나나 1개 먹을 때의 약 4분의 1"이라며 "삼중수소가 북태평양의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점을 전제했다.

또 주변국에서 요청할 경우, 직접 시료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밝힌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학자는 박 교수가 처음이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