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진료 개시…"이미 다음 달말까지 예약 대부분 꽉 차"
낮병동 무작위 추첨 방식에 "입원실 줄이고 낮병상 확대 등 검토"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전경 모습. 사진=김소현 기자

"아이가 학교 갈 나이가 돼 서울까지 오가는 등 장거리 치료가 불가능해졌어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병원이 무사 개원해 다행이에요"

전국 최초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인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진료를 시작한 지난 26일 병원은 재활진료를 받기 위한 아이들과 보호자로 가득했다. 이곳을 찾은 보호자들은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접수와 함께 진료를 기다렸다.

내달 말까지 사전 진료 예약이 꽉 찬 만큼 이날 재활의학과 의사 1명이 총 20여 명의 환자를 받는 등 바삐 진료에 나섰다.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찾은 보호자들이 26일 병원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김소현 기자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병원이 문을 열기 1시간 전 이곳을 찾아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그는 "아이의 재활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오갔지만 아이가 학교 다닐 나이가 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며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생겨 번거롭게 서울을 오가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첫 진료 개시인 만큼 병원 측은 찾아온 보호자에게 층별로 위치해 있는 진료실과 치료실 등을 설명하며 보호자의 병원 이해를 도왔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조성된 병원은 골밀도 측정 등 기본적인 검사와 의사 진료가 이뤄지는 공간을 1층에 배치했다. 2-4층은 재활치료 및 교육청 파견학급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4층에 마련된 소노젤렌실 모습. 사진=김소현 기자

특히 보호자들로 하여금 큰 환호를 받는 공간은 소노젤렌실이었다. 스노젤렌은 오감을 자극해 아이들의 정서 및 심리 안정되게 하는 치료법으로, 병원 4층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각양각색의 색을 내비치는 조명과 함께 다양한 재활 기구들이 놓여져 있었다.

김 씨는 "단순 대기가 아닌 병원 측에서 일일이 각 치료실에 대해 설명해주는 등 의료진 응대에 만족했다"며 "특히 스노젤렌실 등 다양한 치료실이 조성돼 있는 등 서울 못지 않은 병원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병원 시설물과 관련해 아쉬움을 내비친 보호자도 있었다. 병원이 재활치료가 필요한 어린이를 위한 시설인 만큼 휠체어를 이용한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장애인용 진입로가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보호자들이 다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 모 씨는 "딸 아이가 거동이 불편해 앞으로 휠체어를 이용해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 병원을 들어설 때 휠체어 등을 위한 진입로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하다"며 "병원 측에 문의해보니 '곧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병원은 개원에 앞서 낮병동 치료 대상 아동들의 진료 순서를 무작위 추첨으로 결정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추후 낮병동을 늘리는 등 방안을 통해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낮병동 관련 예약만 100여 명이 몰린 반면 해당 병동은 20병상만 마련돼 있다"라며 "수용시설이 제한돼 있다 보니 선착순 또는 의사들이 낮병동 대상자를 직접 선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첨 방식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추후 병원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입원실을 줄이고 낮병동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