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균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고대균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챗GPT(ChatGPT)를 향한 관심과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챗GPT는 오픈AI사에서 개발한 소위 인공지능 챗봇(ChatBot) 서비스로서,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대답을 하는 언어 모델이다. 내용을 정리, 요약하거나 시와 논문을 쓰는 등 언어와 관련한 상당히 발전된 처리능력 수준을 보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이미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챗GPT뿐만 아니라, 꽤 다양하다. 소비자 맞춤형 정보나 광고, 제품 등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이를 경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맹신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지적인 사고능력을 갖추고 있다기 보다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동화된 정보처리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딥러닝 기반의 생성형 AI로 간주되는 챗GPT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기보다 기존 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유사한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나의 정보와 취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말 그대로 정말 똑똑한 '지능'을 가진 서비스가 아니라, 내 과거의 흔적을 속속들이 파악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내가 방문한 페이지, 입력한 검색어부터 내 개인정보까지 나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 미래의 선택을 예측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소비자는 내가 선호하는 정보만을 접하는, 일종의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받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약관에서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등의 동의 여부, 활동 추적 권한 제어 등도 무조건 수락하거나 거절하기보다 소비자가 주도권을 갖고 잘 살펴본 후 판단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저절로 보호받지 못하며, 시장환경의 파수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대균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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