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30만명↓, 불경기·2년 만기 원인
올 6월 출시하는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 "장기지출 부담 클 것"

최근 청년희망적금 가입 유지자를 대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화면 캡처. 사진=김소연 기자

연 9%대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의 중도 해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리·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20·30대 젊은층의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저축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하반기에 출시하는 청년도약계좌 또한 장기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높은 인기를 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1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256만7000명으로 지난해 3월 가입 마감(286만8000명) 때보다 30만1000명(10.5%)이나 줄었다.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를 대상으로 하는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 월 최고 50만원을 납입할 수 있고, 2년 만기를 채우면 원금 1200만원에 이자와 저축장려금으로 108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연 이자율로 치면 약 9.31%를 적용받는 셈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마감 당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중도 해지가 속출한 데는 최근 청년층의 주머니 사정 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경기가 악화하면서 가입자들이 적금을 유지할 여력이 없어졌거나 급전이 필요해 적금을 중단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대전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청년희망적금 1년 남았다', '청년희망적금 유지하고 계신 분' 등 청년희망적금 관련 게시글이 여러개 올라왔다. 커뮤니티 한 이용자는 "몇 달 전 급전이 필요해 청년희망적금을 중도해지했다"면서 "계속 납입 중인 주변 친구들은 며칠 전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납입액 확인 카톡(카카오톡)을 받았다고 하더라. 한편으론 부러웠다"고 했다.

또 최근 고금리 금융상품이 많아진 것도 해지가 급증한 이유로 꼽힌다. 최근 청년희망적금 해지를 결정한 직장인 장모(31)씨는 "요즘 고금리 상품이나 고수익 대체 투자 상품이 많아 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게 낫겠다 판단했다"면서 "적금을 유지할 여력은 없고, 당장 약간의 수익이라도 보면 좋으나 만기가 2년이나 돼 기다리기도 힘들어 포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오는 6월 출시할 '청년도약계좌'의 해지율도 상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로 최고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청년희망적금보다 만기가 길어 장기지출 부담이 적지않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2년짜리 청년희망적금도 만기를 버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한 사람이 30만명이 넘는데, 만기 5년짜리 청년도약계좌는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청년도약계좌 출시 이전에 해지율을 낮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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