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돈 ㈜예람 대표
대전 나눔명문기업 10호 기업… 임직원 활발한 나눔활동
나눔에 대한 굳건한 신념… "지역민과 함께하는 기업"

부의 소수 집중과 빈곤의 확대 상황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통해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있다. 또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공동의 가치 창출과 공익에 기여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도 있다. 이른바 노블레스 오브리주를 실천하며 지역 사회에 온정을 전하는 기업…, 우리는 이런 기업들을 '나눔명문기업'이라 부른다. 개인주의가 극대화된 현대 사회에서 '나눔'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최고의 가치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전일보는 계묘년 신년기획으로 충청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지역의 나눔을 이끄는 '나눔명문기업'을 연중 보도, '나눔'과 '이음'의 가치를 공유해 본다. (편집자주)

※ 나눔명문기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고액 법인 기부 프로그램으로,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3년 이내 기부를 약정한 기업들이 가입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작은 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한 번에 세계를 품을 순 없겠죠. 일단 출발점을 찍으세요. 작은 나눔은 결국 큰 기쁨이 돼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지난달 말 '알려지지 않은 천사 기업'을 만나기 위해 중구 오류동 예람빌딩 5층을 찾았다.

대전지역의 전도유망한 IT기업 ㈜예람의 강사돈 대표에게선 특유의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예람은 지난해 7월 대전지역 나눔명문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나눔명문기업은 사랑의열매의 고액 법인 기부 프로그램으로, 1억원 이상의 성금을 기부하거나 3년 이내에 기부를 약정한 기업들이 가입한다. 현재까지 1억 5540만 원을 기부했다.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기업이념 세 번째, 나눔: 기업의 이익을 가치 있게 나누고자 합니다'라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과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나눔 이력'은 화려하다. 2012년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6호 회원으로 가입했는가 하면 2014년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기부 분야 금상을 받았다. 또 2018년엔 나눔실천 유공자 표창을 수여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 중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고 선뜻 고액을 내놓는 곳이 얼마나 될까.

강 대표가 나눔 활동에 동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기업의 존재가치는 사실 이윤추구가 아닌가. ㈜예람은 그보다 더 이상적인 사회적 가치를 꾀하는 기업인 것이 확실하다.

"자연스러웠던 거 같아요. 신앙생활 때문인 걸지도 모르고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있었고요. 하하. 다른 지역은 나눔 활동을 겉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충청도는 정서상 그렇지 않더라고요. 충청도만의 나눔 문화를 수면 위로 떠올리고 싶었어요."

강사돈 대표의 신념은 굳건하다. 기업의 수장으로서 사익과 공익 사이에서 갈등할 법도 하건만 결코 그런 적이 없다.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단다. 언젠가 그는 '기부기업은 망할 수 없다'며 기부에 대한 신념을 고백한 적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사랑의열매를 일찍 만났습니다. 각종 나눔 활동을 펼치면서 직원들도 나름대로 소명 의식을 발견하는 것 같고요. 창립 이래 한 번도 매출이 줄어든 적이 없습니다.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면 이윤도 늘어나게 됩니다."

㈜예람의 나눔 활동은 일상이다. 2011년부터 '한사랑 나눔캠페인'을 진행했다.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마음에서 정기적인 봉사를 실천한다. 그뿐만 아니다. 임직원들은 매월 급여의 0.01%를 기부까지 한다.

"장애인 그룹홈인 대전밀알의집 장애우를 위해 4회에 걸쳐 사회 적응 활동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겨울맞이 연탄 및 온수 지원, 김장 봉사 등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예람의 4대 경영이념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껏 수없이 나눔 활동을 펼쳐온 강 대표. 그중에서도 유독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을 터. 그는 대번에 중증장애인 보호시설 '로뎀'에서의 봉사활동을 꼽았다. '로뎀'은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중증 장애인 보호시설로, ㈜예람이 2015년부터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곳이다.

"전직원이 '로뎀'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을 위해 목욕, 청소 등을 돕고 있습니다. 언젠가 시설 관리자님이 '㈜예람에서 온다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며 좋아하시더군요. 고정적으로 가다 보니 봉사활동이 직원들의 몸에 배어버린 거죠.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강 대표의 '나눔 열정'은 한여름의 폭염도 말리지 못할 것이다. 이쯤 되면 ㈜예람의 2023년 첫 나눔 행보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기아 대책으로서 인도 아이들 50명에 대한 기부를 약정할 계획입니다. 마을에 있는 아이들을 매달 3만 원씩 후원하는 방식이죠. 약 10년을 내다보고 입양까지 장기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달에 출정식을 가졌고요, 내년도 1월 1일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강 대표는 나눔을 '작은 점'이라고 표현했다. 무릇 나눌수록 배가되는 게 나눔인 법. 일단 시작점을 찍고 나면 그 손길이 모이고 모여 세계를 품을 만큼의 커다란 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만의 나눔 철학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는 "사실 단 1명의 아이를 돕는다고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 고민한 적 있어요.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작은 출발점부터 생각해야지 한 번에 세계를 품을 수 없다는 것을요.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듯 나눔도 마찬가지겠죠."

마지막으로 강대표에게 ㈜예람의 지향점에 대해 물었다. 그는 '1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단순히 이윤적인 측면에선 아니다. 사회문화적 가치적인 부분에서 손에 꼽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설명이다.

"물론 대전의 향토 기업으로서 잘 돼야겠지만 그건 부차적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역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예람은 늘 지역민들과 함께 합니다."

작은 점으로부터 시작해 충청권 전역에 나눔의 길을 활짝 연 강사돈 대표. 그는 오늘도 그만의 행복 공식인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정리=취재1팀 김동희 기자, 사진=최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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