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연정국악원·정심화홀 등 모두 다목적홀로 다양한 장르 소화
"공연 특성상 장르마다 고유의 소리 향유하는데 한계 있을 수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 특·광역자치단체마다 콘서트 전용홀이 운영되고 있으나 광역시 중 대전만 유일하게 전용홀이 없어 지역 문화예술계 등에서 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대전에 있는 공연장의 대부분은 다목적홀로 활용되고 있다. 즉, 전용홀이 없어 장르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소리를 향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대전예술의전당(예당)의 경우 대부분의 공연이 음악 장르가 많은 점등을 고려해도 이 역시 지역 내 전용홀이 들어서야 할 지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지역예술계에 따르면 '콘서트 전용홀'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최소 한 곳 이상 설치되고 있다.

서울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을, 인천은 2018년 개관한 '아트센터 인천'과 올해 개관을 앞둔 '부천아트센터'를 갖추고 있거나 개관을 예정이다. 대구의 경우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이, 부산 역시 2023년 개관을 목표로 '부산 국제아트센터'를 건립 중이다. 이들 모두 콘서트 전용홀로서의 기능을 하는 곳들이다.

대전의 경우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등 공연장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시설은 모두 뮤지컬, 무용,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고 있는 다목적홀이다. 특정 장르만을 다루지 않기에 그에 필요한 인력, 장비, 시간 등이 배 이상 소요되는 문제가 수반된다는 게 예술계 지적이다.

모든 장르의 공연을 두루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다목적홀의 경우 숨겨진 공간이 많아 무대 뒤쪽의 공간이 넓은 반면 음악 공연만을 목적으로 하는 콘서트 전용홀은 무대 뒤쪽의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무대 뒤 공간의 유무는 클래식 등 고유의 소리를 향유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고 예술계는 설명했다.

공연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 대표는 "콘서트 전용홀은 자연음향 그대로 객석에 전달할 수 있는 건축음향을 갖추고 있는 반면, 다목적홀은 음향 반사판 등을 설치해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아무리 음향 반사판이 설치돼 있어도 연주자들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울려 온전히 관객들의 귀로 전달하는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악가와 연주자는 물론 듣는 관객들도 연주 고유의 소리를 느끼지 못하는 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계는 "모든 공연 중 음악 장르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콘서트 전용홀이 지역 내 설립 돼야 할 이유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실제 대전예당 공연 중 음악 장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다. 대전예당의 경우 무대시설 개선 공사 및 무대점검이 이뤄졌던 지난 7월을 제외하고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예당의 누적 공연 총 횟수는 235회며, 이중 음악·오페라 장르가 203회로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연극·뮤지컬 19회, 무용 11회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획공연이 아닌 대관공연의 경우 음악 장르가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음악공연 비중이 훨씬 높은 것도 전용홀이 필요한 근거라는 게 예술계 입장이다.

대전 예술계 관계자는 "지역 음악인은 물론, 음악 장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클래식 예술인구의 저변을 소화하면서도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공간 부족 없이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콘서트 전용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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