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내달 2일 '경찰병원 분원 후보지' 충남 아산 찾는다
충남 아산·대구 달성·경남 창원 등 경찰병원 두고 삼파전
충남도, 초사동 경찰타운 일대 아산 폴리스메디컬 복합타운 조성 약속

경찰인재개발원 유휴부지. 사진=충남도 제공

내달 중순 국립경찰병원 분원 건립지 최종 위치가 확정된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경찰병원 분원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남 지역 공약이다. 충남의 아들을 자임한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온양온천역을 방문해 아산 경찰학교 부지 내 국립경찰병원 설립을 약속했다.

더욱이 충남 아산 부지는 경찰청의 국유지로 앞으로 예정된 행정절차에서 타 시·도를 압도한다. 또 후보지 주변으로 도시개발사업이 추진 예정중인 가운데 부지 확장 가능성도 큰 만큼 중부권 거점 재난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청이 분원 설립을 전국 공모로 전환하면서 현재 충남 아산과 대구 달성, 경남 창원 등 3개 지자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충남 아산 후보지에는 내달 2일 경찰청 부지평가위원회가 방문하는 가운데 부지활용, 병원 건립 용이성, 교통 접근성, 의료수혜 인구수 등을 평가한다.

이에 본보는 충남 아산이 왜 경찰병원 분원의 최적지인지와 대통령 지역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올해 3월 3일 충남의 아들을 자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온양온천역을 방문해 아산 경찰학교 부지 내 국립경찰병원 설립을 약속했다. 사진=충남도 제공

◇김태흠 충남지사, 서한문 통해 경찰병원 분원 설립 재차 강조 =김 지사는 지난 18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충남 아산 경찰병원 분원 유치를 위해 서한문을 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서한문 내용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역 공약을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약속대로 사업을 이행할 것을 건의하고, 아산 초사동 경찰타운 일대 인프라 획기적 확충 등 도 염원 사업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한문에서 김 지사는 "청장님께 특별히 편지를 드리는 것은 '국립 경찰병원 분원 설립'에 대한 220만 충남도민의 기대와 염원을 말씀 드리기 위해서"라며 "우리 220만 도민은 대통령의 공약임을 믿고 기다렸는데 경찰청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공모한 것에 대해 적지 않게 당황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국립 경찰병원 분원 설립은 충남 아산 경찰타운이 최적지이며, 14만 경찰과 국민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며 "우리 도는 초사동 경찰타운 일대의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산 폴리스 메디컬 복합타운을 조성해 경찰 가족의 안정적 거주를 위한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초사동 일대에 상업기반시설과 학교, 이주 지원 등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겠다"라며 "진입 전용도로 개설과 자전거 도로 및 둘레길 조성 등 치유와 힐링을 위한 레포츠 시설을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충남 아산 지리적 이점. 사진=충남도 제공

◇아산 폴리스 메디컬 복합타운 조성=충남도와 아산시가 경찰병원 분원 후보지 선정을 위해 경찰청에 추가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도는 폴리스 메디컬 복합타운을 조성해 주거·상업·의료가 복합된 메디컬 시티(Medical City)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산 초사동 경찰타운 부지 활용 이외에도 경찰수사연구원 인근에 새로운 도시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즉 경찰종합타운 일대 약 2000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상업·기반시설을 조성해 이주직원을 위한 특별분양 혜택과 주거 이전비 지원 등 법령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교통편의도 높이기로 했다. 경찰병원과 주요 환승거점 사이 전용셔틀 도입을 통해 교통 편리성도 확보한다.

인접도로와의 접근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번국도·45번국도·39번국도 등을 이용하면 아산 초사동으로 곧바로 갈 수 있다. 또, 서아산 IC에서 30분, 아산 IC에서는 10분이면 빠르게 도착이 가능하다.

도는 4차선 이상 경찰병원 진입도로를 확보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한다.

2000세대가 들어설 만큼 문화시설도 마련한다. 역사탐방 자전거 도로를 경찰종합타운 및 신정호 아트밸리까지 연계, 연장 개설해 경찰타운 자전거 도로를 개설한다는 계획한다. 또 신정호 아트밸리 복합문화공간 및 국유지를 활용한 심신치유 힐링공간을 조성하는 등 신정호 내 상시 문화·공연·전시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생활의 편의 및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

이와 함께 아산시는 오는 2040년까지 계획인구 68만 명을 목표로 현재 21개 단지 1만 3656세대를 위한 주거 공간이 공사중에 있으며 13개 단지 1만 1984세대를 위한 주택개발사업이 예정 중에 있다.

특히 후보지 인근에는 58개의 산업단지와 종사자 10만 7383명이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조성 중인 산단 7개소와 계획 중인 산단 7개소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경찰병원 분원 설립의 경제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치로, 아산이 타 경쟁 지역보다 국토 중심부에 위치한 만큼 수도권과 충청·호남·영남권의 연결 거점으로 중부권 재난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또 최근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충남도청에 방문해 지역 현안 사업을 일일이 살펴본 뒤 "충남의 도정과제와 연계된 부분은 국토부가 돕는 차원이 아니라 충남이 품고 있는 포부에 대해 국토부도 함께 비전을 갖고 파트너로서 함께 하겠다"라고 발언한 만큼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 지역공약 파기, 신뢰 회복 어렵다는 지적도=이렇듯 충남도와 아산시는 경찰병원 분원 설립을 위해 '경찰병원 분원설립 기본계획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타 시·도 보다 먼저 진행하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원원회에서도 관련 공약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이 공모사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도에서도 불안함을 숨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경쟁지인 대구 달성군은 현 추경호 기재부장관의 지역구로, 최재훈 달성군수는 추 장관의 보좌관 출신으로 상당한 정치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K로 불리는 경남지역의 결집력도 만만치 않은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공약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뀐다면 국민들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병원 분원이 공모로 진행됐다면, 우주항공청 설립도 공모로 진행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대통령이 심사숙고해 공약을 냈고 이것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각 부처에서는 힘을 모아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공약이 파기되면 결국 신뢰의 문제로 귀결되며, 향후 국민의 협조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부득이하게 사업이 공모로 전환된다면, 대통령실은 그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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