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없었다(이영미 지음)=흔히 사람들은 한국 TV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는 내용이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여기는 듯하다. '부잣집 남자와 가난하지만 총명하고 착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저자가 20세기 '장한몽'의 '심순애'를 시작으로 21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까지 100년에 달하는 긴 기간 동안 이어진 한국 대중예술사 속에서 신데렐라 이야기의 부침을 살펴본 결과는 무척 흥미롭다. 100년 동안 신데렐라 이야기가 인기 있던 시기는 1960년대 중반과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이렇게 두 번 밖에 불과했고. 그나마 신데렐라 이야기 기본형인 여성 신데렐라가 인기 있던 시기는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처럼 저자는 한국 근현대 대중예술 속 신데렐라 이야기의 흐름과 변화를 이 책 속에서 이야기한다. 서해문집·272쪽·1만9000원

 

 

 

 

 

 

 

 

 

 

 

△그림값의 비밀(양정무 지음)=최근 몇 년간 한국 미술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다. 작년 거래액 9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제는 디지털 아트, NFT 등을 통해 상류층에게만 한정된 미술 투자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미술투자, 아트테크가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니지만, 막상 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미술과 자본주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알아봄으로써 미술 투자에 대해 변치 않는 사실을 알려준다. 미술투자를 위해서는 '작품을 보는 눈'이 중요하다. 미술사학자 양정무가 이책을 통해 펼치는 과거와 현재, 서구와 한국을 넘나드는 설명을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미술 투자에 대한 두려움 극복과 미술시장을 균형감 있게 바라보는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창비·352쪽·2만원

 

 

 

 

 

 

 

 

 

 

 

 

 

△플라스틱 다이어트(호세 루이스 가예고 지음·남진히 옮김)=미국에서 나온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한명이 1년에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88㎏으로 세계 3위다. 이는 불명예스러운 수치를 넘어 국제적인 비판 직면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당장은 걱정스럽지만 우리에게는 방법이 있다. IMF 외환위기 시절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라는 슬로건으로 벌인 '아나바다운동'이다. 이를 플라스틱 소비에 대입하면 일회용품 대신 반영구적인 용기를 쓰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나누고, 내가 필요한 물건과 물물교환하고, 일회용품 사용 시 씻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제는 미래 세대와 자연의 생존을 위해서 플라스틱 줄이기가 절실한 가운데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21세기 플라스틱 아나바다 운동을 소개한다. 우리교육·220쪽·1만5000원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이란주 지음)=이 책은 오랜 기간 이주민과 함께하고 연대해 이들의 삶과 현실을 한국 사회에 알려온 이란주 작가의 신작이다. 책은 2022년 현재 '한국 사회 이주민들의 삶과 꿈'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주노동자, 이주 배경 청소년, 결혼이주민, 귀화이주민, 난민 등 이주라는 공통의 배경을 지닌 24명의 이야기가 차례로 이어진다. 특히 이 책은 전문가나 활동가 시선에서 이주민의 삶을 증언하고 재현한 기존의 이주민 관련 책들과 달리, 이주민 당사자가 자신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기록해 나가는 시선이 특징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국사회 이주민들이 단지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출판·304쪽·1만5000원

 

 

 

 

 

 

 

 

 

 

 

 

 

△역사학 너머의 역사(김기봉 지음)=꾸준히 대중문화 전반에 관해 역사비평을 수행하고 '역사학의 역사' 연구를 통해 역사학의 경계를 탐문한 김기봉 역사학자가 이번에는 역사를 우주까지 확대한 '빅히스토리'라는 화두를 역사학에 던진다. 저자는 자신의 전작인 '내일을 위한 역사학 강의'에서 역사학자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어제의 역사학이라고 비판함과 동시에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모색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저자가 그간 수행한 작업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한발 더 나아가 빅히스토리를 깊이 살펴봄으로써 인류세라는 문명사적 위기를 맞아 역사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아본다. 문학과지성사·328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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