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윳값 1년새 50% 이상 치솟아…"생활비 절반이 난방비"
우유에 이어 달갈 가격까지…장바구니 물가도 '들썩'

사진=연합뉴스

"갑작스런 한파주의보에 보일러가 터질까봐 보일러 가동을 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보일러를 가동하기에는 치솟은 등윳값이 발목을 잡네요"

대전 동구에 사는 김모씨는 갑작스러운 한파주의보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일 유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 속 보일러에 들어가는 등유 한 드럼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2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작년에는 등유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3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전기요금마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장판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여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한때 세종시 등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가 해제된 충청권 곳곳에서도 서민의 삶이 바짝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보일러를 가동하는 서민들의 경우 주된 난방 수단인 등유 가격이 급격히 치솟은 가운데 우유 가격에 이어 계란·닭고기 가격마저 인상되면서 예년과 다른 생활비 지출에 한숨이 깊다.

1년 새 50-60% 급등한 실내용 등유 가격이 좀처럼 안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더 문제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대전지역 실내 등유 가격은 ℓ당 1622원으로 1년 전(1123원)에 비해 44.4%나 올랐다.

월평균 실내 등유 가격도 지난해 10월 ℓ당 1019원에서 올해 10월 1634원으로 60% 이상 뛰었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등유 가격은 지난 7월(1703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유류업계 관계자는 "등유는 휘발유, 경유와 달리 유류세 인하 혜택이 없는데다 난방철 수요까지 겹쳐 가격이 덩달아 뛰고 있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원유 감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등유 가격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달걀과 닭고기 가격마저 인상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마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달걀과 닭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조사 결과, 특란 10개당 산지 가격은 지난달 28일 1628원에서 이달 25일 1683원으로 3.4% 올랐다. 같은 기간 도매가격은 5.2% 오른 1908원으로 집계됐다.

닭고기 가격(1㎏당) 역시 한달 새 546원 오른 5364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서도 CJ알짜란 15구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9217원으로 한 달 전(8982원)보다 2.6% 올랐다.

김씨는 "등윳값은 물론 장바구니 물가마저 팍팍해져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혹독한 겨울철을 맞아 에너지 취약계층의 난방비 추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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