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부터 손님 꽉 찬 호프집…쏟아지는 배달 주문
영업시간 새벽 1시까지 연장키도 "월드컵 특수 놀라워"

사진=연합뉴스

"경기 당일 오전부터 테이블 예약 문의가 쏟아지더니 결국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꽉 차더라고요. 경기 시간이 가까워지자 치킨 주문 전화는 물론 배달앱 알림도 밀려들기 시작했죠. 이번 월드컵은 거리 응원도 안 한다고 해서 잠잠할 줄 알았는데 다들 집이나 술집에서 응원 열기를 이어가 정말 놀랐어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뜨거워진 응원 열기로 치킨집·호프집 등 상인들이 일시적이나마 반기고 있다. 치킨·족발 등 배달음식 주문이 2-3배 이상 증가하고, 영업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하는 등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저녁, 대전지역 치킨집과 술집 등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장 내 설치된 TV를 중심으로 테이블에 둘러앉은 손님들은 승부를 예측해 가며 분위기를 즐겼다. 반면 상인들은 쏟아지는 배달 주문 전화와 배달앱 알림, 포장 주문 고객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유성구 봉명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강모(40대)씨는 "지금 자리도 꽉 차고 배달 주문도 밀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주문량이 평소의 3배가량 된다"며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아예 주문을 받지 않았다. 대기 주문이 너무 많이 밀려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치킨 배달주문을 했지만 2시간 째 오지 않아 직접 찾아왔다는 신모(22)씨는 "주문이 밀릴 걸 예상하고 일찍 시켰는데도 통화조차 안돼 직접 가져 가려고 가게를 찾았다"고 했다.

일부 호프집은 빔 프로젝트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아예 월드컵 응원을 위한 공간으로 내부를 꾸미며 월드컵 특수를 대비하기도 했다.

서구 둔산동 소재 포차 주인 정모(31)씨는 "다같이 응원하기에는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 있는 술집·맥주펍 등이 안성맞춤이다. 이번엔 거리 응원도 사라져 단체 응원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호프집 임에도 코로나 이후부터는 11시까지만 영업을 해왔는데 오늘은 새벽 1시까지 연장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경기 시작 전 서둘러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대학생 황모(21)씨 등 일행은 "성인이 되고 첫 월드컵이라 친구들 모두 들떠있는 상태"라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는 치맥을 즐기며 응원하는 어른들이 부러웠는데 이제 우리도 할 수 있게 돼 설렜다"고도 했다.

상인들은 한국 대표팀의 주요 경기가 밤 시간대에 열리는 만큼 가나·포르투갈 등 남은 경기에서도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구 은행동의 한 맥주펍 대표 이모(43)씨는 "28일 가나전, 다음달 3일 포르투갈전도 밤에 열린다. 특히 포르투갈전은 토요일 자정에 있어 손님이 더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날은 외부에도 테이블을 놓을 예정이다.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해 이런 축제 분위기가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