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여파
이달 매출 약 30% 감소, 여전히 싸늘한 여론…SPC, 가맹점주 지원

대전 서구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김소연 기자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어요. 학교나 복지시설 등에서 오던 단체주문도 확 줄어 매출 타격이 큰 상황입니다. 점주들 자체적으로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반성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가게 문을 닫게 될까봐 걱정됩니다."

지난달부터 시작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SPC 불매운동으로 인해 계열사 대표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속도 타 들어가고 있다.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손님과 매출은 줄고 폐기되는 빵은 늘어나는 등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오전 11시 30분쯤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파리바게트 매장은 손님 한 명 없이 한산했다. 진열대에는 팔리지 않은 빵들만 가득 놓여있을 뿐이었다. 가게 오픈부터 오후 2시까지 매장을 책임지는 아르바이트 직원은 최근 한 달간 손님이 없어 매장이 너무 적막하다고 토로했다.

직원 심모(20대)씨는 "아침에 가게 문을 열자마자 오는 손님들을 시작으로 점심시간대까지 샌드위치나 샐러드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며 "최근엔 오전 내내 손님을 보기 힘들고, 자주 오던 단골들도 요즘엔 찾지 않는다"고 했다.

손님들은 오후가 돼서도 늘지 않았다. 한두 명 정도 간간히 찾아 빵 몇 가지를 구매하곤 나가기를 반복했다. 점주는 손님이 줄어든 만큼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맹점주 박모(40대)씨는 "불매운동 여파가 한달가량 계속되면서 이달 매출이 평소와 비교했을 때 약 30-40% 정도 줄었다"며 "밤 9시가 돼도 안 팔린 빵이 허다해 폐기량만 늘고 있다. 본사에 아예 주문 물량 자체를 줄일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사과도 하고, 가게 문 앞에 사과문을 붙여놔도 방문객들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듯하다"며 "불매운동을 계기로 등을 돌린 고객들에겐 어찌할 방도가 없어 답답하다. 불매운동의 최종 목적이라도 알려만 준다면 나서서 해결하고 싶을 만큼 절박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불매운동에 참여 중인 주민 김모(30·서구 월평동)씨는 "점주들 잘못은 아니나, SPC의 사고 이후 대응 등 행태를 보면 이곳을 찾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며 "소비자들이 확실히 반응해야 그들도 느끼는 바가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가맹점주들의 사정을 고려해 동정심에 이끌려 소비하는 시민들도 없지 않다. 매장을 찾은 원모(60대)씨는 "그 회사가 잘못한 건 맞지만 여기 사장님(점주)은 열심히 장사한 것 밖에 없지 않는가"라며 "괜히 가게 문을 닫을까 걱정돼 종종 와서 빵을 사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가맹점 상황이 악화하자 SPC는 최근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판매되지 않은 식빵, 단팥빵 등 13종류 완제품에 대해 본사에서 반품 처리키로 했다.

SPC 관계자는 "일부 판매되지 않은 빵을 본사 차원에서 사들여 폐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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