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임묵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이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제정한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3년 1월 1일 전국 동시 실시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쉽게 말하면 대전시를 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이 낸 기부금을 대전시민의 복리증진 등에 사용하는 제도로서,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출향민이 고향에 기부금을 보내면, 기부금을 받은 지자체에서는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보내준다. 또 기부자는 일정비율의 세액공제 혜택까지 받는다. 기부금으로 적립된 기금은 여러 분야에 걸친 지역발전에 쓰인다. 인구와 돈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우리나라에 참 필요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제도 시행이 가까워지면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여러 보도와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기부자가 선호할 답례품 선정, 출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고향의 자랑거리, 공감할만한 기부금 사용처 등이다 소중하게 새겨듣고 있다.

기부금을 많이 유치해서 많은 기금을 쌓고 이 돈으로 시민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자칫 타 지자체와 비교하며 경쟁을 유도하는 듯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본 제도의 취지를 역행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 제도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특광역시의 문제다. 대전시와 5개 구 똑같이 고향사랑 기부금을 시행하는데 대전 서구주민이 유성구에 하는 기부는 가능하지만 5개 구 모두를 포함하는 대전시는 대전 외 지역에서 오는 기부금만 기대할 수 있다. 기부자 또한 자기가 태어나거나 살았던 동이 있는 구를 선택하려 할 것이다.

실제 고향사랑기부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를 보아도 2021년 전체 기부 건수 4447만2920건 중 99%가 기초지자체에 몰려있다.(기초 4401만7962건, 광역 45만4958건)

둘째는 답례품이다. 2022년 전북경제연구원 조사를 보면 답례품으로 지역농축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시도 대부분이 비슷하다. 그러나 통계청 주관 2020년 기준 사업체조사 결과 대전지역의 전체 사업체(16만4406개) 중 농·임·어업이 91개 0.055%로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대전시는 이러한 단점 극복을 위해 다양한 답례품을 발굴하고 홍보하며 기부금 유치에 노력 중이다. 마침 지난 22일 대전시소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호도 조사가 끝났다. 이달 중 답례 품목과 공급업체를 선정할 답례품 선정위원회도 구성돼 활동에 들어간다. 농어업인 단체, 생산자 단체, 상품·유통·홍보 전문가 등이 참여해 최적의 답례품을 선정하고 이후로도 추가 발굴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하나는 꼭 짚고 넘어가려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 모든 시도의 기부금 유치 노력에 꼭 필요한 속담이라 생각된다.

대전도 시와 구가 같이 성장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5개 자치구마다 다른 자원과 역량에 대한 시 차원의 지원, 시-구간의 역할 분담을 통한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구성 그리고 특색 있는 우수 답례품에 대한 5개 구 공유방안 등에 노력 중이다.

민선 8기 대전시는 5개 구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원팀으로서 대전의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향사랑기부금 또한 예외가 아니다. 서로가 함께 협력하는, 그래서 멀리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 그게 궁극에는 고향사랑기부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임묵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임묵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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