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스텝 단행…내년 경제성장률 1%대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한은)이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첫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안정된 원·달러 환율 등 상황을 고려해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이 아닌 베이비 스텝(0.25%p 인상)을 결정했다.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올렸다. 올해에만 금리를 총 여섯 차례(4·5·7·8·10·11월) 인상했다.

다만, 한은은 10월에 이어 연속 빅 스텝을 밟진 않았다. 최근 1300원대 초중반에서 비교적 안정된 원·달러 환율, 아직 불안한 자금·신용 경색 상황,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경기 침체 등을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금통위가 금리를 꾸준히 인상하는 이유는 아직 물가상승률이 확실히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11월 4.2%로 10월(4.3%)보다 낮아졌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다섯 달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차도 인상의 주요 배경이 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제도(연준)의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으로 현재 한국(3%)과 미국(3.75-4%)의 기준금리는 최대 1%p까지 벌어져있다. 이날 베이비 스텝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75%p로 좁혀졌다. 

아울러 이날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3.7%에서 3.6%로 소폭 내렸다. 

1%대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3%대 물가 상승률은 올해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4.7%)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내년에도 물가 상승 흐름 자체는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소연 기자 so-yearn@daejonilbo.com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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