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혈관이 부풀어 올라 혈관 내 새로운 공간 형성
뇌동맥류 파열 시 극심한 '벼락 두통' 증상 발생
유전적 소인 없지만 생활습관 등 영향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상훈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이상훈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뇌동맥류란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탄력층이 손상되거나 결손돼, 혈관이 부풀어 올라 혈관 내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혈관 꽈리라고도 불리며, 부풀어 있는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에는 뇌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는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법을 선택한다. 뇌동맥류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이상훈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뇌졸중을 크게 나눠 본다면 출혈성 뇌졸중과 허혈성 뇌졸중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은 흔히 중풍으로 알려져 있는 질환으로, 뇌혈관이 막히면서 혈액 공급이 중단돼 생기는 질환이고, 출혈성 뇌졸중이란 뇌혈관이 파열되면서 뇌출혈의 형태로 발생하는 질환을 총괄하는 용어다. 그중에서도 뇌동맥류라 하면 출혈성 뇌졸중 중에서도 특히 뇌 지주막하출혈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뇌동맥류 자체는 뇌혈관이 부풀어 있는 그 상태 자체를 지칭하는 진단명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뇌동맥류 자체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허혈성 또는 출혈성의 증상보다는 뇌동맥류의 크기로 인해 신경이 압박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일반적으로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크게 증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 출혈 순간 두통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머리에 천둥이 친다, 혹은 망치로 맞는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매우 극심한 강도의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의학적인 용어로도 '벼락 두통'으로 지칭할 만큼 특징적이다. 그 외에도 출혈로 인한 오심, 구토, 뒷목 통증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압이 올라가면서 뇌압 상승의 증상으로 의식 저하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출혈 위치에 따라서 뇌 내출혈이 동반되면서 반신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결손이 동반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진이 대중화되고, MRI나 CT 등의 검사기기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이런 뇌동맥류가 건강검진이나 두통, 어지러움증 등에 대한 일차진료의 결과로 발견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실제로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아닌 파열로 인한 뇌출혈의 증상은 본인이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출혈량이 적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단순 두통으로 오인해 치료를 받지 않다가 재파열 되면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파열되지 않는 뇌동맥류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 혈관 내로 접근해 색전술을 실시하거나, 혹은 머리를 열고 혈관을 결찰해주는 결찰술 등의 치료법이 있다. 하지만 뇌동맥류의 크기가 작거나 치료 중 발생하는 합병증의 위험이 자연 출혈의 위험성보다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료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면서 경과 관찰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뇌영상검사, 뇌혈관촬영을 실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크기가 작고 비교적 안전한 위치의 뇌동맥류가 발견돼 오는 이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 무조건적으로 머리를 열고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관리하면서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하는 경우도 있다.

뇌동맥류라는 질환 자체가 원인이 알려져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뇌혈관이 혈류에 계속 압력을 받게 돼 뇌동맥류가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족력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한 가계도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명확하게 밝혀진 유전적 소인이 없음에도 가족력이 존재하는 것을 볼 때, 가족들끼리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역시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상훈 전문의는 "현재 명확한 유전적 소인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고혈압이나 흡연 등이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며 "음식을 짜게 먹거나, 흡연을 하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행동 습관을 가족집단 내에서 공유하면서 가족력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금연 등을 잘 실천하면서, 주기적으로 뇌혈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이상훈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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