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책토론회 아수라장. 사진=대전일보DB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충남도 주최 육사 이전 관련 국회정책토론회는 반대 단체들의 집단 행동으로 무산되고 말았죠. 욕설과 막말, 몸싸움으로 토론회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육사 논산 이전과 관련한 논란을 살펴보고,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소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육사 이전 의사 밝혀야

육사 논산 이전은 분명하고 확실한 윤 대통령의 20대 대선 공약입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육사 이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선 캠프에서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고, 대통령직 인수위도 대선 공약에 포함시켰죠. 김병준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은 지난 4월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을 찾아 다시 한번 육사 이전을 약속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면담한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 같은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육사 이전 공약은 오늘날 윤석열 대통령을 있게 해준 공약이나 다름없어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충청권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승리한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 이에요. 대선 당시 윤 후보는 논산 국방산업클러스터를, 이 후보는 '육사 안동 유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죠. 이 때문에 충남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이 컸습니다. 결국 윤 후보는 충남에서 51.6%를 득표해 44.96%를 얻은 이 후보에게 크게 앞섰습니다. 전국적으로 0.73%p 차이의 박빙의 승부에서 충청권 6.14%p는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뻔히 아는 충남도민들이 육사 이전을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군 지휘부와 육사 출신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육군 참모총장과 육사 교장, 군 장성 출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금년 예산에 육사 논산 이전 연구용역비가 반영돼 있어도 국방부가 집행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15일 '육사 충남 유치'를 위한 국회정책토론회가 무산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육사이전반대 구국동지회와 육사총동창회 관계자 150여 명은 이날 행사 2시간 전부터 국회도서관 대강당을 점거해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켜 버렸어요. 토론회에서 인사말도 못한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육사 이전은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이전 과정에서 논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종섭 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 이 장관이 공개 토론에 응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직접 육사 논산 이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약 이행 의지를 밝혀야 이와 관련한 불필요한 소모전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수위 충남지역 공약에 육사 이전 명시

다음은 육사 논산 이전과 관련한 윤 대통령 공약과 주요 인사들의 발언록 입니다.

△1월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논산·계룡의 국방 인프라를 활용해 국방산업의 연구·교육·실증·생산의 거점이 될 국방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다."(대선 후보 충남공약 보도자료)

△4월 27일 대통령직인수위-첨단국가산업단지·국방산업클러스터 조성, 스마트 국방 및 보안산업 클러스터(육사 논산 이전)조성. (충남 7대 공약·15대 정책과제 발표)

△4월 29일 김병준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위원장-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에서 설명회 통해 육사 논산 이전 다시 한번 확인. (충남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

△5월 4일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육사 이전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 위치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육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국회 인사청문회)

△5월 17일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키기로 한 공약사항이다. 윤 대통령도 육사 이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지역공약 발표)

△10월 19일 김태흠 충남지사-"윤 대통령께서 '논산에는 훈련소도 있고, 국방 관련 기관들이 많아 육사를 이전해야 한다면 서울보다는 논산이 적절하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18일 윤석열 대통령 면담 후 기자간담회)

△10월 20일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육사 이전은 현 정부 국정과제 120개에 포함되지 않은 공약이다. 육사 이전에 대한 검토나 논의를 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10월 20일 전성대 육사 교장-"육사 이전은 현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육사 이전이나 이전 검토 계획은 없다."(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10월 24일 이종섭 국방부장관-"대통령 공약이란 말이 도는데 아니다. 12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육사는 국군의 뿌리이다. 우리 군의 성지와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전은 적절하지 않다."(국회 국방위 국방부 종합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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