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팀 김소연 기자
취재1팀 김소연 기자

지난 주말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T, 다음 등 주요 카카오 서비스가 며칠간 먹통이 됐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국을 셧다운시키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은 폭발했다.

특히 카카오 서비스와 생계가 연계된 영세 자영업자의 속은 더욱 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7일부터 카카오 마비 소상공인 피해 접수를 시작한 결과 수백 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도·소매업을 비롯해 인터넷 쇼핑, 카페, 해외직구 대행 등 30개가 넘는 업종에서 카카오 사태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학원, 공방 등 카카오 서비스와 관련 없어 보이는 업종에서도 피해 신고를 했다. 생활 모든 전반에 카카오 서비스가 관여돼 있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기도 하다.

일부 영세 자영업자는 카카오에 무조건 의존하는 데 큰 회의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고로 경제적 손해를 본 한 자영업자는 카카오톡 말고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도 많은데 왜 그동안 카카오 한 곳에 전부 의지했는지 모르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이 같은 깨달음은 카카오를 떠나겠다는 '의지'로 확대됐다. 이 자영업자는 카카오 비즈니스를 중단하고, 당분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카카오 서비스를 등지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는 이들의 불만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보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카카오는 별도의 피해신고 접수 채널을 열어 사례 접수를 받고, 보상 대상·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보상 만큼이나 중요하게 이행될 것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다. "선례가 없어 원인 규명이 늦어질 것"이라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는 카카오에 대한 이용자의 불신만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화재로 인한 사고라 억울하다면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메신저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전화위복의 태도로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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