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호남선 지선, 천변고속화도로 등 상습 정체…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가시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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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고속도로에 대해 통행료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대전 내 오가는 순환망으로 이용되거나 상습적인 교통 체증으로 제 기능을 상실, 시민 이용 측면에서 '통행료'는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요금을 내고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더욱이 도심과 외곽 이동차량을 분리시켜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도시 내 연결성을 높이는 등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순차적인 무료화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전은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지역 주요지점을 도는 순환도로가 없고 순환기능을 대신(제1외곽순환고속도로 개념)하는 호남고속도로 지선, 경부고속도로 대전 도심 통과구간, 대전-통영고속도로의 교통량이 포화돼 있다. 또 유성구 진잠동과 동구 산내동을 연결하는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역시 지속적인 도시 성장으로 차량 통행이 크게 늘어 순환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때문에 교통량 분담을 위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은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공약이자 이장우 대전시장의 핵심공약으로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현재 시는 사업의 조기 추진을 위해 '제2차 고속도로건설계획(2021-2025)' 변경, 반영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기존 고속도로를 지역 내 순환도로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순환고속도로는 대전권 일부 주요도로를 거쳐 이동하는 차량을 도심바깥으로 우회, 도시 내부의 교통 체증을 줄이자는 취지다. 이 경우 기존 지선을 지역 내 순환도로망으로 사용 시 타 지역에서의 대전 진입 차량과 도심 내 이동차량을 분리해 병목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전지역 고속도로 이동경로 분석 결과, 지역 내 이동을 위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29%로, 내부 이용률이 높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보통 타지역으로 오고 가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대전에서 지역 내 이동을 위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는 3분의 1로 매우 높은 수치"라며 "도시를 관통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지방도로처럼 이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서구 대덕대교와 대덕구 원촌육교를 잇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4.9㎞) 역시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고 있다. 2016년 7월 해당 구간에 대전과 세종을 잇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도로가 개통되면서 왕복 6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BRT도로는 무료로 운영되면서 사실상 유료 혜택을 상실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특히 2018년 유료도로법이 개정되면서 도로의 성격과 기능, 교통상황에 큰 변화가 있을 때 통행료를 폐지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마련됐지만, 대전의 경우 별도의 요금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4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61.4㎞)는 6800원에서 5700원으로, 2020년 12월 4100원으로 통행료가 인하된 바 있다. 2019년 12월 천안-논산(80.2㎞) 9400원→4900원, 2020년 12월 대구-부산(82.1㎞) 1만500원→5000원 등 통행료를 조정했다.

현재 대전시는 "요금 인하나 무료화 계획은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다만 시민부담과 채무상환 등 여건을 살펴본 뒤 요금 인상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당초 요금인상안 검토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 지역사회에서는 요금 인하 혹은 무료화를 통해 시민들을 위한 혜택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은 "대전 내에서 오고 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시민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이전에 당장 무료화가 어렵더라도 50% 요금 감면이나 출퇴근 시간 할인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선 대전시개발위원회 수석부회장은 "출퇴근 시간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도시 바깥으로 외곽순환도로를 옮기고 기존 고속도로를 내부 순환 도로망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며 "천변도시고속화도로의 경우 당초 계획과 달리 일부 도로의 차선이 축소돼있고 거리가 굉장히 짧은 것은 물론 상습 정체현상 등의 교통 흐름을 고려하면 비용을 지불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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