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개회.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개회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대전은 과학수도'라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어제 축사를 통해 "대전은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 온 과학수도이며, 기술 심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곳"이라며 "이번 총회 주제와 같이 미래로 나아가는 시민의 도시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 바로 과학기술의 도시, 이곳 대전"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전시는 '과학도시'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대덕연구개발 특구와 기업·대학 등 과학 관련 산·학·연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과학도시로서의 위상이 그리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대전은 풍부한 과학기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과학기술 관련 정부 공모·지정 사업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7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 2009년 로봇랜드, 지난해 'K-바이오 랩 허브' 등 유치 경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최근에는 우주산업클러스터 유치 경쟁에서 탈락했다가 추가로 포함되는 등 과학기술도시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과학수도'발언은 단순히 축사에서의 '립서비스'가 아니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UCLG 총회라는 비중 있는 국제행사에서 '대전은 과학수도'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무게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대전 UCLG 총회는 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 국제행사다. 단순히 세계의 지방 연합을 넘어 지방이 세계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첫 주최도시 자체 프로그램인 '대전 트랙'은 대전이 과학도시임을 알리고, '과학기술에 의한 도시혁신' 등 다양한 주제로 사례발표와 토론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대전시는 과학을 주제로 한 국제기구 세계과학도시연합(WTA) 창설을 주도하고, 그 조직도 운영해오고 있다. 대전이 명실상부한 과학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시민 열망도 크다. 이번 UCLG 총회 개최를 계기로 대전이 글로벌 경제과학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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