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본부장
이경희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본부장

올해 여름의 화두는 이상기후였다. 추석이 훌쩍 지난 9월 중순에도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계속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지며 평소와 다른 날씨가 찾아왔다. 11년 만에 발생한 9월 폭염에 많은 이들은 실외수영장을 찾았고, 때아닌 '갑분더위(갑자기 분위기 더위)'를 맞아 콘서트와 페스티벌 등 야외 활동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강우의 흐름에도 변화가 있었다. 올 여름 비의 절반은 장마가 끝난 뒤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남부지방에선 가뭄이 계속되기도 했다. 두 지방 강수량의 차는 역대 두 번째였다. 전문가들은 이제 '연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때'라는 전통적 의미의 '장마'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 동남아시아 '우기'처럼 여름철을 설명할 적당한 단어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급격한 기후변화는 생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생존에 필수적인 물 관리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가뭄으로 인한 유량 감소, 일사량 증가, 폭우로 인한 영양염류의 유입 등은 녹조 성장에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 기상 이변이 지속할 경우 녹조 발생의 강도가 높아지고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이는 하천을 이용하는 시민의 행복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이와 관련 K-water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서서 녹조를 관리하기 위해 그간의 노력을 뛰어넘는 수준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첫째, 녹조를 예방하기 위한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각 댐과 보의 주요지점에 수질자동측정소를 설치했고, 실시간 수질 측정과 결과 분석으로 녹조 사전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또한, 물이 정체되지 않도록 댐의 상·하층 물을 순환시키고 있으며, 취수원에는 차단막 설치로 녹조 유입을 예방하고 있다.

둘째, AI 등 첨단기술도 적극 활용 중이다. 현재 녹조가 우려되는 지역에 CCTV와 드론을 활용한 입체적 감시를 펼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공위성으로 수계 전체의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외에도 원격 로봇 활용 등 녹조 저감을 위한 혁신기술 발굴-도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셋째, 녹조 발생 시 물리적 수거를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녹조수거선 운영과 녹조수거장치 등 다양한 방안을 병행하고 있으며, 주요상수원에는 환경대응용수를 활용해 수질 보전에 집중하고 있다.


넷째, 체계적이고 투명한 정보 공개로 국민 안심과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 조류경보제 운영과 물환경정보시스템 등으로 국민 알권리를 높이고 있다.

끝으로 녹조 유입 오염원 차단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합동 댐-보 오염원 점검과 물환경 관리사업으로 강우 시 오염원의 하천유출을 예방하고 녹조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 유입을 저감하고 있다. 또한, 마을환경 개선사업으로 주민이 중심이 된 녹조 예방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물은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직결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과학적 녹조 관리로 물 관리 역량을 한 차원 높여가야 한다. K-water는 현재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비해 가겠다. 국민 여러분도 관심과 응원으로 건강한 물길을 지켜가는 여정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이경희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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