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숭우 보건환경연구원장
남숭우 보건환경연구원장

호텔급 요리사가 되는데 필요한 시간 단 15분! 먼저 끓는 물에 면을 삶는다. 그다음 고기와 채소를 불에 볶은 후 소스와 물을 추가해 끓인다. 마지막으로 그릇에 삶은 면과 함께 담아낸다. 짧은 시간에 호텔 고급 요리 못지않은 훌륭한 음식이 완성된다.

손맛? 아니, 모두 가정간편식(밀키트) 덕분이다. 손질된 재료와 양념을 함께 구성해 제공된 조리법에 따라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생산된 제품을 지칭하는 '가정간편식(밀키트)'이 장보기, 재료 준비 등의 시간, 비용, 노력을 줄이고 일정한 맛까지 보장하며 새로운 식문화가 되었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총조사에 의하면, 대전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1인 가구 1위(36.3%) 도시이다. 편리성과 효율성을 선호하는 1인 가구의 간편식 소비는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통해 외식이 줄고 집밥을 선호하게 되면서 가정간편식(밀키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전시 1인 가구의 주 1회 간편식 구입 비율은, 2016년 7.9%에서 2020년 54.8%로 대폭 상승했다. 전체 1인 가구 절반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정간편식(밀키트)을 소비하는 것이다.

대전시민이 소비하는 가정간편식(밀키트)은 얼마나 안전할까?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으면 나트륨은 얼마나 섭취하는 것일까?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의 식품에서부터 모든 농수축산물 등 먹을거리에 대한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은 식품과 농수축산물 등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다양한 행정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시민 체감도가 높고 파급력이 높은 현안 과제에 대해 사전 시민 투표를 실시했다. 시민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전형 적극 행정 중점과제에 연구원이 발굴한 가정간편식(밀키트) 안전성 검사가 시민 투표 1위로 선정됐다.

현재 연구원은 매달 대형마트, 무인 매장, 온라인판매, 새벽 배송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는 가정간편식(밀키트)을 자체적으로 수거하여 가정간편식(밀키트) 내 양념 또는 소스류의 장기 보존 목적으로 사용 가능성이 있는 식품첨가물인 보존료 6종(소브산, 안식향산, 프로피온산, 데히드로초산나트륨,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 및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과 나트륨 함유량을 검사 중이다. 기준을 초과한 제품 확인 시 즉시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시·구 관련 부서와 협업을 통해 회수·폐기 등의 행정조치 등을 수행한다.

또한 우리나라 식습관의 문제점 중 하나인 나트륨 과잉섭취의 주요 원인이 국·찌개임을 고려, 가정간편식(밀키트) 대표 품목별 나트륨 함량을 분석하고 1일 권장량(2000mg)을 기준으로 조사하여 식품안전관리 정책의 기초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고 있지만, 식생활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가정간편식이나 온라인 장보기 등 편리성을 추구하고 있다. 내가 만든 호텔식 고급 요리를 앞에 두고 일류 경제도시 대전시민의 건강한 밥상 지킴이로서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남숭우 보건환경연구원장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