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이전반대 대책회의 개최… 중구청장 등 참석

29일 대전 중구지역 상인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반대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대전 중구지역 상인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이전과 관련해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중구와 대전상권발전위원회, 대전상인연합회 등은 29일 중구청 중회의실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반대 대책회의'를 열고, 소진공 이전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중구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은 이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광신 중구청장은 "취임하고 3개월 동안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많은 회의를 했었다. 코로나19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웠다가 이제 숨통이 트이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우리 구는 소진공이 원도심 쪽으로 이전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소진공 이전과 관련해 세무서, 중부경찰서 부지 등을 제시했었으나, 결국 타 지역구로 가게 될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와 관련해 적절한 대책을 꼭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대전상권발전위원회장은 "소진공은 2014년 설립 당시부터 중구에 터를 잡고 서민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왔었다"며 "최근 소진공이 유성 이전을 추진하면서 원도심 주민과 중구 소상공인들이 크게 상심하고 있다. 새로운 건물은 중구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진공이 이전해야 한다면 원도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구 삼성생명 빌딩 등을 이전 후보지로 내세웠다.

중구 상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원도심에도 삼성생명 빌딩처럼 아예 비어있는 곳이 있다. 이런 곳을 눈여겨보지 않고 새건물로 들어가려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상인들은 소상공인을 위해 일하는 공단이 대기업 건물에 입주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격렬히 반대하기도 했다.

중구 한 상인은 "소상공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빌딩에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안 그래도 거대 자본에 의해 원도심 상권이 많이 죽었다. 소진공까지 옮겨버리면 우린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소진공이 본사 이전을 논하기 시작한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소상공인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열악한 근무환경 등 여건과 위상이 받쳐주지 않아 건물 이전으로까지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강영환 전 대통령직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강영환 전 대통령직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소상공인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강영환 전 대통령직 인수위 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은 "소진공의 이전 문제는 건물의 노후함 등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쌓여온 것"이라며 "소진공은 코로나 시국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직원들 위상이 열악하다. 이 문제가 본사 이전 문제로 옮겨진 듯하다"고 지적했다. 강 전 실장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경우 소진공과 달리 금융기능을 갖춰 위상이 훨씬 높다. 소진공은 정책지원자금을 나눠주는 역할만 할 뿐 소상공인 정책금융을 이끄는 역할이 부재한 실정"이라며 "소진공에 금융정책기능을 부여하고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진공은 중구에 있는 본사를 이전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이전 계획에 대한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유성구 도룡동에 있는 엑스포타워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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