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박희원 회장 등 오너일가 최대지분 1280만6000주 전량 매각
인수자는 라이온제1호투자조합 37.81%, 라이온켐텍컨소시엄 29.97%

라이온켐텍 CI. 자료=라이온켐텍 홈페이지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전 중견기업 라이온켐텍이 투자펀드(조합)에 매각된다. 인수자는 라이온제1호투자조합과 라이온켐텍컨소시엄으로,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1793억여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역경제계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 8일 라이온제1호투자조합 외 1인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라이온켐텍의 창업주인 박희원 회장(74)과 친인척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1280만6388주(지분 67.78%)를 약 1792억8943만2000원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라이온제1호투자조합이 714만2857주(지분 37.81%)를 약 1000억원에, 라이온켐텍컨소시엄이 566만3531주(지분 29.98%)를 약 793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인 라이온제1호투자조합은 라이온켐텍이 발행하는 메자닌(주식과 채권을 결합한 증권) 매입에 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양수도 거래액을 합쳐 모두 14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라이온켐텍컨소시엄의 인수대금 793억원을 포함하면 이번 거래에 인수자가 투입하는 금액은 약 22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라이온켐텍 주식양수도 계약 내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일단 라이온제1호투자조합은 다음달 13일 대전테크노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임원진 선임이 완료되는 즉시 중도금을 포함한 계약금 약 1000억원을 납입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온제1호투자조합은 지난 2020년 8월 5일 설립된 투자조합이다. 나머지 잔금 793억여원은 라이온켐텍컨소시엄이 오는 12월 말까지 지급키로 했다.

다만 경제계와 금융권 일각에선 아직 인수자가 거래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데다 거래 마무리까지 많은 변수가 남아 있어 매각 종료까지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라이온켐텍은 5년 전인 지난 2017년 하반기에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OCI그룹 계열사인 유니드와 IBK투자증권프라이빗에쿼티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경영권 매각을 논의했으나 매각금액 협상 과정에서 견해차로 결렬됐다.

라이온켐텍은 박희원 회장이 1973년 9월 대전에서 전신인 새한화학공업사로 창업한 지역 대표 중견기업이다. 자체 기술로 합성왁스 국산화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으며, 1982년 라이온케미칼로 전환했다가 2001년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2013년에는 코스닥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이후에도 인조대리석 개발에 성공하며 대리석 내장재에 이어 외장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어 2020년 기준 15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됐다. 매출을 견인해 온 인조대리석 사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고전해 온 데다 잇따라 추진해 온 신사업들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삼성증권을 지분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채비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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