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 충남취재본부 기자
박상원 충남취재본부 기자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SOC사업은 아깝지 않은데, 아이들을 위한 투자는 왜 이렇게 턱없이 부족한 걸까요?"

학교 밖 청소년 취재를 하면서 종종 들었던 얘기다. 충남에는 500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 관계자들은 이보다 더 많은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짧은 기간동안 관련 내용을 취재하면서 피부에 와 닿던 것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적 편견이다. 여성가족부의 '2022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2-3명은(26.1%)은 학교를 그만둔 뒤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사람들의 선입견을 꼽았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청소년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학교를 그만뒀을 뿐이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이어나가고 있다"라며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시각이 두렵다"라고 말했다. 도는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해 세상 소통 카드 지급 등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시·도에 비해서도 투자가 적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도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관련 예산을 올해 기준 2.4% 배정했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와 함께 도 교육청에서도 학교 '안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 있는 아이들을 포용하는 것도 책무라고 생각한다. 자발적으로 학교를 그만 둔 이들도 충남의 아이들이자 우리가 챙겨야 할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김태흠 충남지사는 종종 충남의 주요 자원은 미래세대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매주 열리는 실국원장회의서 "아이들과 청년들은 충남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위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나의 소신이자 생각이다"라고 했다. 도는 내년도 살림살이를 꾸리기 위해 예산편성을 진행중이다. SOC사업 등 큰 사업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예산편성 과정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을 비롯해 관련 종사자들을 떠올려 보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