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축제는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경축의 뜻만 아니라 기원의 뜻도 포함돼 있다. 제사의 축문, 축복, 축수, 축하, 축도 등은 경하와 경축의 뜻보다는 인간이 소망하는 일이 이뤄지길 바라는 '축'과 '제사'의 행사다.

예로부터 흥이 많은 우리 민족은 축제 속에서 주민 공동체의 자긍심을 가지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기쁨을 함께 했기 때문에 이러한 축제가 문화·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다고 생각된다. 이제 축제는 단순히 놀고 마시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생산활동을 위한 휴식과 더불어 쉽게 접하지 못했던 문화놀이 체험이 되고 있다.

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각 지역별 특색을 살려 열리는 축제는 지역 주민의 단합과 긍지를 높이며 지역 관광산업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열리는 보령 머드축제는 세계인이 참여해 즐기는 축제 중의 백미다. 이처럼 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하고 시민이 함께 공감·공람하며 즐길 수 있는 삶의 쉼표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대전은 양반의 도시라는 말과 함께 노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효축제인 뿌리공원축제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축제가 없는 실정이다. 근래 소소하게 와인축제와 빵 축제 등이 점점 소문이 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전시는 민선8기 공약사업의 일환으로 '0시 축제' 콘텐츠 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0시 축제만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 구축,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 지역경제 활력 제고 방안 등이 빠른 시일 내로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0시 축제 테마는 추억·과학·예술·음식으로 대전역과 대전블루스, 철도역사문화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콘텐츠,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체험형 첨단 과학 콘텐츠,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대전 대표 먹거리(가락국수·칼국수·빵 등) 식도락 콘텐츠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 하니 큰 기대와 힘찬 응원을 해본다.

오는 29일에는 대전건축문화제가 열린다. '대전사용법(How to live in Daejeon)'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전건축문화제는 철도·교통·과학기술·노잼·성당 등 대전을 상징하는 이미지의 단어들과 일상의 특별한 발견을 통해 대전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시민과 함께 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대전을 잇-다'라는 주제로 비대면행사로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대면행사로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열린다.

대전건축문화제 교육프로그램에는 학술포럼, 건축디자인캠프가 있고 전시프로그램에는 대전광역시건축상전, 초대작가전, 대학생작품전, 공공디자인공모전수상전 등이 있다. 종이모형으로 건축물만들기, 건축문화탐방(예술가의집·이응노화백미술관·신세계백화점·구청사)은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며, 사회봉사프로그램으로 건축컨설팅, 취업·진학상담도 진행된다.

대전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각 분야 프로그램이 어우러질 수 있다. 축제의 주인공은 대전시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

대전건축문화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 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장날이다. 대전시민이 함께 나누고 공감할수록 즐거움과 유익함은 더하고 가득 찰 것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대전시민의 이번 건축문화제 적극 참여를 기다리며,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은 "대전시민이 최고입니다."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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