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덕 대전중구문화원 사무국장
박경덕 대전중구문화원 사무국장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문화가 일상이 돼 가는 지금에는 굳이 달을 정해 '문화'를 기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화는 사람의 생을 지배하는 공기와 같이 항상 같이 있으나 곁에 없었을 때는 삭막함을 느끼게 되는 대상이다. 삶의 질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야 말로 소중한 존재다.

10월 10일은 문화원의 날이다. 관념적인 '문화'에 비해 직접 보고 접해 볼 수 있는 문화를 전파하는 선봉대다. 비록 광복 후 설립돼 그 역사는 100년이 안되지만 현재 231개 전국 곳곳에 소재하며 지역의 문화 발전과 진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의 가치를 발굴하고 재발견해 이를 지역민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이들을 잘 보존하고 가꿔 문화콘텐츠화 해 문화산업의 밑거름이 되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

문화원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지방문화원진흥법'은 당시 유일하게 문화를 담당하는 민간기관으로 공공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사업 진행을 통해 지역문화의 부흥을 기대했다. 지금도 강원도 문화원들은 평균 11억이 넘는 지자체 지원을 통해 지방소멸의 위기 타파와 지역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전국 119개 문화원에는 지역학연구소가 설립돼 지역 연구와 지역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성북문화원은 성북구청의 다년간에 걸친 꾸준한 예산지원을 통해 지역 대학의 박사급 인재를 고용해 '성북마을아카이브'를 구축함으로써 자치분권의 시작을 알렸다.

대전의 경우도 서구문화원의 문화학교는 지자체의 단독원사 지원을 통해 주야를 불문하고 예술인이 대다수인 강사에게는 반듯한 직장으로서 충분치는 않지만 예술을 통한 고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하고 수강생에게는 잘 정돈된 생활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 전국 문화원들의 자생력을 갖춘 문화학교의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문화원들이 단독 원사를 갖추고, 지자체의 제대로 된 인건비 지원과 적정한 사업비 제공을 통해 지역문화를 선도하고 가꾸는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해 낼 것이다. 이는 대전문화원 70년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현재 이벤트사만도 못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지역문화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문화원 구성원들의 노력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봉에 사명감 하나로 견디고 있는 문화원들을 문화의 달 10월에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박경덕 대전중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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