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중견작가 양태모
천안시립미술관 '없음으로부터 있음까지'전서 아카이브 전시

양태모 작가와 그의 1기 작품 '투 네이처(To nature)'. 사진=박하늘 기자


양태모(58)는 개인의 서사를 물질과 형상으로 심화시키는 작가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작가기도 하다. 경주를 멈추지 않는 그는 사적 경험과 감정을 근간으로 10년마다 주제와 매체에 변화를 준다. 양 작가는 오는 16일까지 천안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중견작가전 '없음으로부터 있음까지'전에서 작가로서 걸어온 30년을 선보인다. 그는 "'작가가 이런 몸부림을 쳤구나', '이런 감각, 기질을 가졌구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다.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전시"라고 이번 전시를 소개했다.

당진에서 태어난 양태모 작가는 단국대 재학 시절부터 줄곧 천안에서 지냈다. 그는 '작가로 살아 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작품을 빚어 왔다. 대학시절 그는 한일 미술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중앙일보에서 주최한 중앙미술대전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보였다. 작가로서의 원동력은 '절박함' 이었다. 양 작가는 "절박한 삶에서 작가로서의 두툼한 정신력이 자리 잡았다"며 "개인의 서사가 투영되며 작품의 본질 깊숙이 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절박함은 미술매체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매체에 대해 연구 하지만 작품으로까지 승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양 작가는 10년을 주기로 매체에 변화를 주며 그 시기의 감정과 사유를 투영한다. 그가 1기라 부르는 1990년대 초 작품들의 주제는 '자연으로(To nature)'였다. 유년기를 지나 청년기까지 그가 겪었던 불화와 비극 속에서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 속에서 정화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야생화 등 생명체를 직접 수집해 정밀하게 그려내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 2000년대 초 2기는 산업폐기물을 사용했다. 그가 나고 자란 당진에 철강산업이 확산하면서 옛 모습이 모두 잊힌 데에서 시작했다. 이 시기 그는 산업폐기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했다. 3기의 주제는 빛(Light)이다. 희망을 노래하는 마음에 물성이 주는 빛을 찾았다고 한다.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FRP(섬유강화수지) 등 빛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천안시청에 기증된 그의 작품 '천년화 상승'은 2기 막바지, 3기 시작 쯤 만들어져 두 시기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양태모 작가는 현재 단국대 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천안의 문화 발전을 위해선 정체성에 맞는 문화코드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문화코드가 시대와 도시를 대변한다"며 "문화예술이 품격 있고 활성화 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지형에 맞는 프로젝트가 도입돼 하나의 예술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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