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보이기' 급급해 졸속 추진땐 행·재정적 낭비 우려

대전시청사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시청사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지역 축제들이 폐지 혹은 신설되거나 새로운 명칭으로 변경되는 등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민선 8기 새로운 단체장들의 기조에 따라 3개월 만에 크고 작은 축제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문화 트렌드 반영,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약속사업 이행에 매몰돼 졸속 추진될 경우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대전시는 10년 역사의 '국제와인페스티벌'을 폐지하고 '대전 0시 축제'를 다시 추진한다.

국제와인페스티벌은 2012년 10월 민선5기 염홍철 전 시장 때 처음 개최돼 마이스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해 온 지역축제 중 하나다.

하지만 민선 8기로 접어들면서 경제성이 떨어지고 대전과 와인이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장우 대전시장의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고, 지난 8월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시는 이를 대체해 영국 에딘버러 축제를 롤모델로 한 '대전 0시 축제'를 내년 8월 부활시킨다는 구상이다. 대전 0시 축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2009년 민선 4기 대전 동구청장 시절 추진했던 '대전역 0시 축제'의 버전업 모델이다. 최근 관련 용역을 착수, 추억·과학·예술·음식 등 테마로 다양한 지역 자원이 연계된 킬러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일부 자치구들도 지역 대표축제 손질에 나서고 있다.

동구는 올해부터 민선8기 공약사업인 '대전역 0시 축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대전부르스 축제'와 유사성을 감안, 명칭만 개편하고 프로그램은 동일하게 진행된다. 시가 계획 중인 '대전 0시 축제'와 별개로 추진하되 향후 연계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동천 가든페스티벌'도 '대동천 소문난 청춘 페스티벌'로 이름이 변경된다.

중구의 경우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함께하는 중천(中川)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매달 모든 구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추진, 동네 상권 살리기는 물론 원도심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찾아가는 문화행사'를 개편해 플리마켓,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참여형 소규모 문화축제로 구상하고 있다. 효문화뿌리축제와 칼국수축제는 변동 없이 추진된다.

대덕구는 '대코 맥주페스티벌'을 '대덕거리 페스티벌'로 변경, 장소를 6곳(비래·신탄진·중리·송촌·석봉·목상동)으로 확대했으며 봄에 열리던 대청호대덕뮤직페스티벌을 가을에 개최하는 등 소규모로 개편했다.

이외 서구 힐링아트 페스티벌과 유성구 사계절 축제(유성온천문화축제, 재즈&맥주페스타, 국화음악회·거리예술축제, 유성온천 크리스마스축제) 등은 기존 추진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단체장들의 기조 변화나 공약 실현을 앞세워 일부 축제들이 급속히 개편되면서 성과 보이기에 급급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경우 행·재정적 낭비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역의 색을 나타내는 대표 축제 등의 존폐와 손질은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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