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에 협업공간 '조인트 캠퍼스' 구축…"글로벌 시장 진입 발판"
양교, '뉴욕캠퍼스'로 확대 목표…디지털 선도 핵심분야 공동연구 예정

이광형(왼쪽) KAIST 총장과 앤드류 해밀턴 뉴욕대 총장이 현지시각 21일 오후 4시 뉴욕대(NYU) 킴멜센터에서 현판 전달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KAIST-NYU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미국 뉴욕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국내 우수 과학기술 역량을 국제무대로 확장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적인 창업·교육·투자의 메카인 뉴욕에서 KAIST 창업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22일 KAIST에 따르면 뉴욕대는 교내에 KAIST와 공동 연구를 위한 캠퍼스 공간을 제공키로 하고, 이날(한국시간) 뉴욕대 킴멜센터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에게 '조인트 캠퍼스'(KAIST NYU Joint Campus) 현판을 전달했다.

조인트 캠퍼스는 공식적인 대학 캠퍼스라기 보단, 일종의 '협업 공간'이다. 공동연구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본부 역할을 한다. 세부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바이오의료공학, AI융합뇌과학, AI응용 사이버 보안, 차세대 무선 통신(6G, 7G) 등과 같은 핵심분야 연구를 공동으로 하는 게 골자다.

양교는 내년 3월쯤 본격적인 공동 연구를 시작하며, 현재 새로운 공학 학부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KAIST는 향후 조인트 캠퍼스를 창업 기능의 산학협력 캠퍼스인 'KAIST 뉴욕 캠퍼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전 타당성 조사와 세부 계획 수립, 이사회 심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뉴욕 캠퍼스 설립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조인트 캠퍼스 설립을 계기로 KAIST의 우수한 인재들이 세계적인 연구 환경과 글로벌 시장에서 꿈을 펼치는 발판이 됨과 동시에 뉴욕으로 몰려드는 세계적인 인재를 흡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교수 시절부터 '한국 벤처 1세대의 아버지'로 불렸던 이광형 총장은 총장 취임 이후 '1랩 1벤처' 등을 선언하며 창업을 강조해 왔다. 혁신 창업가 양성을 재차 강조해왔던 만큼, KAIST는 행정당국인 뉴욕시와도 협력 협정을 통해 KAIST 학생과 교원, 창업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예컨대 뉴욕대 외에도 뉴욕시 소재 대학과 공동학위를 운영하거나, 경제·금융·미디어 관련 공학 연구, 문화적 다양성에 기반한 예술 기술(Art-tech) 연구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공동 캠퍼스 구축은 기존 계획에서 선회한 것이다. 당초 KAIST는 재미 사업가인 배희남 BIG투자그룹 회장으로부터 3만3000㎡(약 1만평)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기부받아 미국 뉴욕에 '단독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AIST는 이 계획이 개인 기부자에 의한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인 캠퍼스 설립이 어렵다고 판단, 뉴욕대와 '공동 캠퍼스'를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어 지난 6월 뉴욕대와 공동 캠퍼스 구축을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이날 현판 전달식까지 진행하게 됐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글로벌 도시인 뉴욕시만의 이점을 활용해 뉴욕시의 과학기술 연구와 테크분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실리콘 앨리(Silicon Alley)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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