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6개 해변·72개 기관서 반려해변 관리
해양쓰레기 제로화 달성 목표…정화활동 수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변 입양하세요, 반려해변'

반려동물처럼 해변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반려해변'은 개인이 특정 해변을 맡아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을 넘어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당시 자원봉사자 2800명이 쓰레기 124t을 수거했으며, 이후 규모가 더 커져 자원봉사자 55만1000명 이상이 텍사스 해변에서 쓰레기 1만t을 수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9월 해양수산부가 민간의 해양 쓰레기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제주도 3개 해변에서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2년 만에 전국 8개 광역지자체로 확대돼 현재까지 전국 56개 해변에서 72개 기관이 반려해변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제주도의 곽지·협재·금능해수욕장, 경남 봉암·비진도·이순신공원 해변, 경북 호미곶·환호 해변, 도구해수욕장 등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지난해에는 충남에서 쓰레기 72㎏이 수거됐으며, 올해에는 충남 103㎏, 제주 100㎏, 전남 50㎏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반려해변 프로그램은 환경 오염에 의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해양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12만736t이었다. 2019년 이후 해양쓰레기는 매년 10만t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깨끗한 해양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5월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을 세웠다. 오는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60% 줄이고, 2050년까지 제로화 달성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변 길이가 약 1만5000㎞에 달하는데다 다양한 해양보전 활동이 개별적으로 이뤄져 효과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해양환경공단과 함께 바다가꾸기 플랫폼(https://www.caresea.or.kr)을 구축해 단체·기업·개인 등이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을 제안하고 참여주체를 모집·연계해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려해변도 그 중 하나다.

바다가꾸기 플랫폼을 통해 반려해변 프로그램 참여자로 등록하면 2년 간 연 3회 정화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때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의 종류와 수량을 '클린스웰(Clean Swell)'이라는 앱에 기록한다. 클린스웰은 미국 비영리단체가 개발한 쓰레기 수거 기록 앱으로, 기록된 정보는 해변 쓰레기의 항목별 발생량과 유입경로 등을 파악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또 해양환경보호에 관한 콘텐츠를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해야 한다.

해수부는 3년차를 맞은 반려해변 프로그램 참여 홍보를 위해 22일 부산에서 첫 '반려해변 전국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고의 반려해변 가족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공무원연금공단, KT&G 등 사전 심사를 거친 10개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활동 사례를 접수해 우수 단체에 해수부 장관상과 부상을 수여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반려해변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양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