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제외하고 시설공간 기준 미치지 못하는 곳 태반
세상 소통 카드 권역별로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위치한 홍성청소년지원센터. 내포신도시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 가량 소요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센터는 다음달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사진=박상원 기자

충남도내 설치된 일선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각 시·군 별로 학교 밖 청소년을 돕는 센터가 설치돼 있지만, 정부가 제시한 시설공간 기준에 대부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21일 충남도청소년진흥원에 따르면, 충남 15개 시·군에 설치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총 16곳으로 이 가운데 13곳이 시설공간 기준에 미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령·아산·청양·홍성 등 4개 시·군은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이전 계획을 잡고 있다.
 

충남도내 위치한 학교밖지원센터 시설현황을 살펴본 결과 16곳 가운데 13곳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공간 부족 문제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 학교 밖 청소년 특성상 집과 센터를 오고 가는 상황에서 공간 부족으로 인해 학교 밖 청소년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정선경 예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센터장은 "전용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들이 불편한 손님이 아니라는 인식을 먼저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교육실에서 검정고시 공부를 하다 갑자기 회의가 열리는 경우에 아이들은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등 사소한 문제로 보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상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공간 사용에서 오는 불편함이 적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2022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학교를 그만둘 당시 학교에서 가장 많이 받은 정보는 검정고시 준비방법이었으나, 지난해 가장 많이 받은 정보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정보(41.8%)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 센터 상담사 등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시·군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센터 1년 예산은 국비와 도비(시·군 포함) 예산 7대 3 비율로 약 1원 정도다. 1억 원으로 직원 인건비와 사무실 관리비, 사업비 등 모든 운영을 충당함에 따라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 센터 상담사는 "국비가 인상폭이 매년 동결이기 때문에 도에서 내려오는 예산에 크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다"라며 "연초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아 다음달로 이월되는 경우도 빈번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예산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 곳은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대비하기 위해 사용되는 공간으로 이 센터에서 유일한 학습 공간이다. 사진=박상원 기자

이밖에도 세상 소통 카드가 지역 별로 차등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상 소통 카드는 충남지역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이용하는 9-19세 청소년에게 진로개발비와 문화체험비, 간식비 등으로 매월 5만 원을 지원하는 카드다.

하지만 천안·아산 센터를 제외한 타 시·군은 접근성이 떨어져 학생들이 택시를 이용할 경우 금액이 일찍 소진된다며 현장에선 권역별 차등 지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센터장은 "세상 소통 카드로 인해 학교 밖 아이들을 발굴할 수 있어 정책 실효성은 뛰어나지만, 일선 시군별로 금액을 차등해서 지급해야 한다"라며 "외곽지역은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도 적을 뿐더러 택시를 몇 번 타면 아이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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