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서점 1년새 17개 줄어들었는데 독립서점은 꾸준히 늘어
"온라인·대형서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큐레이션 발길 이끌어"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독립서점 모습. 사진=김소현 기자

온라인 서점과 대형 체인서점이 규모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독립서점이 주목받고 있다. 참고서 위주로 판매하던 기존 서점의 형태에서 벗어나 독서모임이나 북토크 등 지역민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는 서점이 늘어나면서 서점계에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7일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2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의 서점은 118곳으로 집계됐다. 2년마다 집계되는 업계 특성상 대전의 서점 수는 △2013년 167곳 △2015년 123곳 △2017년 127곳 △2019년 117곳 등으로 전체적인 숫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그 감소폭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선 '서점은 더 커지고 있지만, 더 작아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는 대형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과 관점을 반영해 공간 디자인부터 서적까지 모든 것에 취향과 관점을 녹여 차별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근래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서점이 들어섰고,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보편화됐다"며 "여기에 공공기관 도서구매 시 지역서점을 우선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지역서점의 생존 기반이 마련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대전시서점조합에 가입한 지역 서점은 지난해 92곳에서 올해 75곳으로 17곳 줄었다.

반면 대전의 독립서점 수는 꾸준히 늘어나 현재 34곳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이처럼 서점조합에 가입된 지역서점은 감소하는 반면 독립서점이 늘어나는데 대해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이 대신할 수 없는 차별화를 큰 요인으로 꼽는다. 큐레이션 기능(다양한 정보를 수집·선별 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서비스)은 물론 대형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립 출판물 구비, 독서·글쓰기모임 등 소위 '소확행'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서구에 위치한 한 독립서점은 주인이 선정한 책을 비치한 '주인책장' 코너가 있어 큐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또 다른 독립서점은 '지역여행 안내서'라는 콘셉트로 여행에 관한 책을 비치하고, 13개의 독서모임, 150회 이상의 북토크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작가나 영화평론가, 감독 등을 초청해 강연을 하는 등 서점을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생존의 비결인 셈이다.

독립서점 '다다르다' 김준태 대표(대전 중구)는 "과거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지역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서점 생태계가 자리잡고 있다"며 "지역민들이 서점을 이용하며 독서의 즐거움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게 돕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독립서점 모습. 사진=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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