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파트 증여 건수 264건, 전월 대비 5배↑
대덕구 6월 10건 → 7월 '181건'으로 갑자기 급증
내년 세제 개편 앞두고 확대된 듯…"증여 적기 인식 반영"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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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집값 하락, 거래 절벽 등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반면 증여 비중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거래 원인별 아파트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대전 아파트 증여 건수는 264건으로 전월(53건) 대비 5배 가량 급증했다. 증여 거래 비중은 12.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 증여 건수도 전월(3102건)에 비해 지난 7월 3388건으로 나타나 전체 거래량(4만 2595건) 대비 7.9%를 기록하며 전월(5.2%)보다 증여 비중이 커졌다.

업계는 내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에 따라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세제 개편을 앞두고 절세 측면에서 올해가 증여 적기라는 인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는 내년부터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기간이 늘어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내년부터는 양도세를 아낄 목적으로 가족 간 증여를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까지는 증여받은 주택을 5년 내 매도하면 기존 취득가액 대신 증여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냈는데, 이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거래절벽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시가인정액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해 연말쯤 증여를 계획하는 집주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별로 비교해 볼 때 같은 기간 아파트 증여 건수는 5개구 모두 증가한 가운데 동구 33건, 중구 10건, 서구 33건, 유성구 7건 등 두 자릿수 정도다. 하지만 대덕구는 지난 6월 10건에서 한달 뒤인 7월 181건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구에 비해 갑자기 18배나 폭증한 부분이 눈에 띈다.

부동산 관계자는 "대덕구에서 특히 폭발적으로 증여가 이뤄진 이유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자연스러운 증가는 아닐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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