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발사체 분리 성공 축하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사진=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우주를 향한 성공적 첫 발을 뗐다. 다누리 호는 지난 5일 오전 발사된 지 1시간 반 만에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하며 순조롭게 우주를 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누리는 지구에서 약 38만 km 떨어진 달로 곧바로 가지 않고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으로 4개월 반 정도 비행한 뒤 연말쯤 달 상공 100km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는 직접 달로 비행하는 방식보다 이동 거리와 시간은 늘어나지만 연료 소모량은 약 25%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우리나라는 지구 저궤도 약 600km, 정지궤도 약 3만 6000km 내외에 머물던 우주개발 영역을 지구에서 약 38만 km 떨어진 달까지 확대하게 된다. 1992년 한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이후 30년 만에 일궈낸 비약적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미국·일본·유럽·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달은 티타늄·규소 등 천연 광물이 풍부할 뿐 아니라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우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 삼기에 적합하다. 특히 다누리가 내년 하루 12차례 달 주변을 돌면서 관측 및 과학기술 탐사를 하게 되는데, 이는 달에 관한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다누리 호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와 '자기장 측정기' 등 첨단 관측장비 6개 중 5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점은 의미를 더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달 유인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의 10번째 참가국이다. 달 궤도선이 성공한 다음에는 '한국판 아폴로 계획'인 유인(有人) 달 착륙선 발사가 2030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미국의 발사체를 빌려 쏘아 올린 다누리와 달리 유인 달 착륙선은 누리호를 개량한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해 달에 착륙하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점차 우주로 확대되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우주 주권'을 확보하려면 자체 우주탐사 기술을 보유하는 것밖에 없다. 성공적인 우주개발을 위해선 통신, 발사체, 탐사로봇 등 첨단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우주산업 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