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22' 참여 작가 소개 ①그리스 출신 예술가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무위의 집'. 사진=오장연 수습기자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작가는 그리스 출신의 건축가이자 철학자면서 예술가다. 건축가로서 그의 주된 관심사는 '건축으로서 프로토콜(정보 교환을 위한 규칙)', '가정 영역의 기반시설' 등이며 철학과 문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소설이나 연극대본을 쓰기도 했다.

그는 입법 과정처럼 프로토콜의 제정과 그에 따른 건축을 지향한다. 또 건축가로서 자신의 역할을 연극무대의 대본을 쓰는 작가, 도시에 묻혀있는 것을 발굴해내는 고고학자로 간주한다.

이번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2022'에서 그가 전시하는 '떠있는 바닥체의 두 번째 내러티브'는 그의 2008년 대표작 '무위의 집' 시리즈의 확장판이다. '무위의 집' 시리즈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책 '폭력이란 무엇인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젝은 세계에 대한 어떠한 형태 개입에도 저항하고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고 뒤로 물러날 것을 주장했지만, 안토나스는 이러한 '물러남'을 영웅적 저항의 자세보다는 규범화된 우리의 일상으로 해석했다.

'떠있는 바닥체의 두 번째 내러티브'는 집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침대에 관한 사유를 확장하는 '무위의 집' 시리즈의 일환이다. 안토나스는 도시가 현대적으로 탈바꿈하던 시기, 가정의 공간은 잠재적인 갈등을 드러냈다. 집의 필수 가구인 침대와 테이블이 대결했고, 테이블은 그 대결에서 진 것. 침대는 단순한 가구가 아닌 '도시의 셀' 역할을 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확장되며 일종의 시스템을 형성한다.

안토나스 작가는 "침대는 사적이고 독립된 공간"이라며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을 보다 잠드는 경우가 많은데, 침대 속에서 세계와 연결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인터넷 과잉 시대에 침대는 가정의 상징이 아닌 도시의 셀로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안토나스의 또 다른 작품 '계속되는 시노그라피'도 '무위의 집' 연장선에 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고립된 섬에 지어진 집으로 표현했다. 안토나스는 "느리고 조용한 트래블링 쇼트에 비춰진 텍스트를 통해 말하는 사막을 시각적으로 연출했다"며 "이 작품은 사막의 이국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특별함보다는 장소의 평범함을 드러내고자 했는데, 초연결 사회에서 이국적인 장소 역시 평범한 도시들과 다를 바 없는 현대적인 '물러남'의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리스티드 안토나스 '무위의 집'.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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