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혁 우송대 글로벌융합비즈니스학과 교수
구인혁 우송대 글로벌융합비즈니스학과 교수

코로나19(COVID-19)와 함께 한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전면 비대면 수업은 대학교육 전반에 걸쳐 급격한 디지털화를 촉진했다. 일상회복과 대면 수업으로 전환이 잠시 이루어졌지만, BA.5 변이 확산이 면역 감소 시기와 맞물리면서 비대면 수업의 병행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

교육현장에서 비대면 수업의 문제는 여전하다. 과연 대학이 '진짜 교육'을 하는 것인지, 학생들의 편의만 도모하는 '교육플랫폼'만을 제공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화상 수업에 대한 편견은 점차 줄어들었고 오히려 사회적 공감대는 높아졌다.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일상이 회복되더라도 편리성, 접근성, 비용절감 등 비대면의 장점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대면 수업은 교수가 실시간으로 학생의 집중도를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학생 스스로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동시에, 학습자가 집중을 못 하거나 혹은 선택적으로 집중하더라도 그것이 낮은 성적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UCLA 연구팀의 비대면 수업의 효과성 검증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총 4팀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비디오 강의를 정속, 1.5배속, 2배속, 2.5배속으로 시청하고 두 차례 지필 평가를 시행하였다. 연구팀은 비대면 수업을 2배속으로 빠르게 학습하더라도 정속으로 공부한 학생들에 비해 이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동시에, 2배속 이상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성적이 더 높았고 재생속도가 빠를수록 반복 학습의 효과도 증가하였다.

대면-비대면 수업의 효과성 논쟁을 넘어, 시·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하고 반복 학습이 가능한 원격수업의 장점은 학습자의 성향, 집중도 및 성적과 연계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대면 수업의 높은 집중도는 우수한 학업성적의 전제 조건이 된다. 반대의 경우, 집중도가 낮을수록 수업 중 주의분산 행동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학생들의 집중하지 못하는 태도는 평균 30초 이상 지속된다. 또한 집중도가 높은 학생들은 교사의 얼굴, 칠판의 내용보다는 판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집중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칠판에 기술된 내용 자체에만 몰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간의 집중력이 채 20분을 넘기지 못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하다. 우리 두뇌는 20분 정도 집중하면 버티는 힘이 떨어져 생각이 분산된다. 실제로 초중고 수업이 50분 이내로 설정되는 것도 오래된 경험의 산물일 것이다. 나태함과 집중력의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학습자의 안면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출석 여부를 점검하거나 졸음 감지, 화면이 아닌 곳을 응시했을 때, 경고메시지를 발송하는 기술도 상용화되고 있다. 일본의 Atama plus는 학생 개인별 집중상태를 AI가 분석하여 최적의 코칭 타이밍을 제공하는 강사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중국의 TAL과 신동방이 합작하여 설립한 Shanghai YiXue는 5단계 AI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역량을 파악하고 맞춤형 학습 진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 달 후, 필자는 대면과 비대면의 경계에서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비대면 수업에서 캠퍼스의 자유와 낭만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수없이 고민하다 끝내 미안함조차도 제대로 전하지 못할 것 같다. 대학에서도 대면, 비대면 수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병행하는 새로운 교육법을 지속적으로 실험할 것이다. 하이브리드형 수업방식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젠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찰나의 대면, 피할 수 없는 비대면 수업은 새로운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가능성과 동시에 인간의 부족한 집중력을 보완해 줄 신기술의 개발과 적용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이미 논의된 비대면 수업의 한계는 향후 우리 교육이 맞닿을 시대적 전환이자 대학교육의 뉴노멀(New Normal)과 직결돼 있다.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집중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기존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고 AI, 빅데이터, VR이 접목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구인혁 우송대 글로벌융합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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