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개막식 참석 성공 개최 기대
고물가, 코로나, 폭염 등 악재로 고전
국제행사 충청권의 저력 보여 줄 시점

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요즘 뜬 드라마가 하나 있다. 소위 지상파에서 하는 것도 아닌데, 시청률이 10%를 훌쩍 넘겨 가히 폭발적 반응이다. ENA라는 생소한 채널이 내놓은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얘기다.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수목이 기다려진다는 이들이 꽤나 많다.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인 주인공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눈에 띄는 장면은 우영우와 고래다.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밍크고래 등등. 고래를 유독 좋아하고, 고래의 특징을 꿰고 있는 우영우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줄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등장하는 게 고래다.

며칠 전 충남 보령시에서 열리고 있는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에 다녀왔다. 문득,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떠오른 건 '해양머드영상관'에서 본 고래와 데칼코마니다. 정확히 이 고래가 어떤 고래인지를 알 수 없었지만 내가 드라마 속 우영우처럼 느껴졌다. 드라마 화면 속 도심 빌딩 숲을 헤엄치는 고래 장면이 해양머드영상관에서 하늘을 날고, 달을 배경 삼아 헤엄치는 고래 모습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 고래를 보고 있자니 상투적이지만 '몽환적'이란 표현이 적당할 듯 싶었다.

날도 더운데 한가하게 고래타령을 하자는 게 아니다. 충남도와 보령시가 5년간 준비한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생각한 것만큼 현재까지 흥행이 저조한 게 걱정이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2018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다. 서해안권 최초 해양 관련 국제행사란 타이틀이 붙었다. 참석, 불참, 참석 등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요청에 화답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 지난 16일 화려한 공식 개막 축포를 쐈다.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조직위는 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개막식에 참가하면서 성공 개최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층 고무 됐다.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조직위는 무엇보다 5년 간의 준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성이 박람회 곳곳에 스며들었기에 성공 개최에 자신했다. 투입된 예산만 145억 원이다. 관람객 목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인 120만 명으로 잡았다. 충남연구원에 따르면 박람회를 개최로 생산유발 효과 941억 4600만 원, 취업유발 효과 1462명, 부가가치유발 효과 474억 47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이 박람회는 '해양의 재발견, 머드의 미래 가치'를 주제로 주제, 산업, 체험 등 3가지 테마로 나눠 7만 3430㎡ 부지 위에 해양머드주제관, 해양머드웰니스관, 해양머드&신산업관, 해양레저&관광관, 해양머드체험관, 특산품홍보관, 해양머드영상관 등 7개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바다는 모든 생명을 품어주는 어머니'에 비유해 해양·머드 속에 담긴 인류와 생명의 이야기를 7개의 전시관에 담아 교육형 체험중심의 박람회가 되도록 기획된 게 특징이다. 천천히 자세히 봐야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던 세계인의 여름축제인 '제25회 보령머드축제'는 덤이다. 올 여름 최고의 1+1 여행 상품으로 기대해도 좋다.

그런데,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조직위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박람회 개최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인데도 관람객 수 느는 게 더디다. 28일 오전 현재 관람객 수는 27만 명에 그치고 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치솟는 물가에 휴가를 포기한 이들을 뜻하는 신조어인 '휴포족'이 늘어나고, 코로나19의 재확산 움직에 따른 이동 위축, 여기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 등이 악재로 꼽히고 있다. 여름휴가의 절정인 7말8초지만 한껏 기대를 걸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걱정의 폭이 크다.

'강매'를 할 수 없지만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충남도를 비롯, 15개시군, 나아가 충청권의 품앗이 행정이 필요하다. 충청인들의 애향심도 마찬가지다.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내달 15일까지 열린다. 국제 행사에 걸맞은 충청인들의 저력을 보여주자. '가자!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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