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장
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장

휴가 시즌이 됐다. 팬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휴가라서 그런지 국내의 유명한 휴가지는 이미 오래전에 예약이 끝났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상에 대한 지루함과 휴가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이 정말 컸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사실 휴가는 일상 생활 업무 등으로 인한 지친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자 휴식을 보내는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의 휴가는 조금 변질된 듯한 느낌이다. 오히려 휴가를 통해 더 큰 병을 얻어오거나 후유증을 앓게 되니 말이다. 진정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나 방법은 없을까.

최근 다시 증가하는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고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곳이 가장 이상적일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장소로 정원을 추천하는데, 이왕이면 작지만 전국 곳곳에 있는 민간정원을 추천한다. 현재 민간정원은 78개소가 등록·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을 제외한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 있다. 민간정원은 숙박시설부터 식당, 카페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당일부터 수일을 머물 수도 있다.

정원을 휴가지로 정하면 챙겨야 할 것들이 단순해져 준비에 대한 부담 또한 줄어든다. 머무는 동안 갈아입을 편한 옷과 정원을 거닐면서 볼 책 정도가 전부이지 않을까. 혹시나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으면 최근에는 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정원도 많으니 운영 중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 아닐까.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공간 속에서, 시원한 차나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의 시간, 진정한 휴가가 아닐까 한다.

휴가를 위한 정원정보가 궁금하면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운영중인 정원누리를 이용하면 된다. 지역별 민간정원 위치와 시설, 대표 주제정원 등에 대한 정보가 모두 있어 휴가지로 적당한 정원의 선택에 매우 용이하리라 생각된다.

정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효과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일상에서의 쉼을 위해, 무엇보다 후유증 없는 휴식을 위한 휴가를 떠날 것을 권한다. 작지만 아름다운 민간정원으로.

남수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정원진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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