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갤러리숨 관장
이양희 갤러리숨 관장

갤러리를 운영한지 3년째인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확장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갤러리를 운영하기 전 오랫동안 변방에서 미술 관련한 일을 10년이 넘도록 종사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로는 실패했고 스스로 좌절했으며 주저앉기도 했다. 

그런데 벌써 그 과정을 지나온 지가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느낄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 우리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암벽가가 새로운 도전으로 등반하듯이 긴 여정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 목표가 시작되면 인생의 피상적인 면들은 전부 증발해버리고 종종 심오한 정신상태로 한동안 몰입하게 되는데 그 목표에 이르기까지 한동안 그 상태로 돌진하게 된다. 그 과몰입 상태가 쌓이고 쌓여 실패와 좌절의 과정을 거치면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그 축적의 과정에서 우리는 돌연 깨달아 가는 것이 있다. 그 목표를 이루는 결과 자체가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축적의 힘을 쌓는 과정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목표를 이룬 것 자체가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정이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성공을 향해 달려갈 땐 결과에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결국 남는 건 그 기나긴 여정 속 많은 깨달음이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실패와 과오의 경험이 쌓이고 관계의 여정을 따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일종의 자신만의 정신적 장벽을 넘어서는 경험을 한다. 만만치 않은 삶의 여정 속에서 풍부한 자신만의 이야기와 추억,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 남는다. 어쩌면 오롯한 그것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지나와 보면 알게 되는 모든 축적의 시간은 나의 자리가 얼마나 고정돼 있고 환경에 매몰되어 있으며 세상이 얼마나 많은 변수와 관계로 나를 만들어 가는지 측정해볼 수 있으며 자신의 내면의 크기만큼 삶의 무게를 감당해가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 그 깨달음은 축적의 시간이 주는 힘이다. 크고 넓은 세계를 보아도 현상만 직시하고 마주할 뿐, 그 현상이 만들어낸 배후의 에너지와 힘이 어떻게 작동 되는지 넘어 보지 못한다면, 그 무엇을 보더라도 모두 무용할 뿐이라는 것도 모든 경험의 시간 뒤에 오는 성찰이다. 

자신이 이루고자 꿈꾸는  꿈의 여정을 떠나본 사람은 그 떠남이 단지 물체의 이동이나 물리적인 작동이 아니어도 우리가 꿈꾸는 무한 확장이 가능한 세계는 스스로 의지를 열어서 지구에서도 우주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상의 세계와 다른 차원까지 내가 원하고 간절히 바라는 만큼 가보거나 꿈꾸어 볼 수  있다는 것 그 무한 확장은 오직 자신이 어디로 간절함을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축적의 시간이 주는 힘이다. 

오늘도 우리는 시간을 반복하며 여정을 떠난다. 그 여정 속에서  걸어가는 모든 시간은 우리의 인생에서 단 한순간도 헛됨이 없다.

그 성취와 견딤을 통해 자기 자신의 넘어섬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이야기하고 그 경험이 여러번 쌓이면 자기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자기 생존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스펙이 쌓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이다. 스펙은 타인과 경쟁을 위해 쌓는 외력의 힘을 기르지만 이 고유한 나의 경험을 통한 성장은 현재의 자신이 경쟁자이다. 지금의 나보다 한뼘 더 성장한 내가 되는것. 그래서 나의 내력을 쌓는 것이다. 현실은 녹록치 않고 뉴스는 늘 세상이 망할 것처럼 떠들지만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영향받지 않고

도도히 살아내려면 오직 내 안의 강력한 내가 나를 응원하고 위로해가며 가는 것이 내 삶의 풍요롭게 하는 전부라 생각된다. 그 엄중하고도 고고한 흐름 속에 축적된 힘 그 안에서 나의 세상을 펼치는 것 그것을 찾는 일. 그것이 생의 최고 고수가 되는 것 아닐까

이양희 갤러리숨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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