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지기산 등 인근 군부대서 후방지대 지뢰 제거중
합참 "올해 말까지 충남 전역 지뢰 제거 완료 할 것"

 

20일 오후 충남 보령 신흑동 해망산 근처에서 지뢰 매설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해망산 주변에는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뢰제거가 종료된 건지, 계속 진행중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주위가 지뢰지대라고 생각하면 괜히 불안합니다"

20일 오후 1시 50분쯤 충남 보령시 신흑동 군현갯벌체험학습장 앞. 이곳은 과거 미군부대가 위치했던 부지로 1970년대 말 미군 철수 이후 현재는 한적한 농촌지역으로 남아있다. 이날 체험학습장 앞에는 갯벌 체험을 하기 위해 가족단위로 방문한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자신이 캐낸 조개를 손에 들고 함박 웃음을 짓는 등 현장에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체험학습장 바로 옆에는 '과거 지뢰 매설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안내문에는 일부 유실 또는 미제거 지뢰로 인한 사고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안전한 산행을 위해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을 당부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인근 주민들에게 '신흑동과 해망산에서 지뢰제거 작업하는 거 알고 있으세요?'란 질문에 "이미 지뢰제거가 완료된 줄 알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주민은 "지뢰가 있는지도 몰랐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신흑동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송 모씨는 "2년 전 해망산은 철조망도 없고 등산하는데 어떤 제약도 없었으며, 인근 주민들이 밤을 수확하기 위해 자주 올라가는 산"이라며 "군 당국이 사유지인 이 산을 매입해 철조망을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남 홍성 지기산 정상으로 이동중인 가운데 산 중간마다 무덤이 위치해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보령 신흑동과 해망산은 상황이 괜찮은 편이었다.

같은 날 충남 홍성 광천읍 홍성지기산오토캠핑장입구 앞. 홍성에도 지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해 알아본 결과 '지기산' 정상 부근에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한 인근 주민은 "약 30-40분 정도 등산을 하면 지뢰 매설지를 알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기산을 예로 들어 지뢰 매설지 비공개로 인해 주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군 지뢰 민간인 피해방지 및 관리체계 강화' 제도개선안에 따르면, 충남 홍성 지기산에는 국방부 자료상 35발이 미제거 상태이나 산 입구나 등산로에 지뢰매설에 대한 안내가 없다고 명시했다.

국민권익위가 제도개선을 권고한지 1년이 지난 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상황은 비슷했다. 실제로 산을 올라가면서 등산로 중간마다 지뢰매설에 대한 언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정상 부근에 도착해서야 '방공기지 지뢰제거작전' 현수막과 접근근지 표지판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현지 주민은 "과거 지기산에서 주민들은 지뢰가 없어진 줄 알고 행사를 하기까지 했다"라며 "아직 지뢰가 제거되지 않은 이상 지기산 입구 근처에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해야 하던가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충남에는 후방 지뢰지대가 5곳 있는데 올해 연말까지 작업을 진행해 완료할 계획"이라며 "지역부대와 민·관·군 협의회 등을 통해 지뢰제거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지뢰 작업을 완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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