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기치로 민선8기 충남도정이 출발했다.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 재도약기'에 충남은 이제 변방의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당찬 의지의 표명이다. 신임 도지사는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취임 1호 사안으로 결재, 천안아산지역을 '대한민국 디지털 수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5대권역별 발전전략을 제시하며, 충남 미래100년을 설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슴 뛰는 이야기이고, 시의적절한 명제다. 이로써 충남 신성장동력의 제일은 디지털산업경제이고, 서해안의 가로림만·천수만과 보령앞바다 5개섬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해양관광레저산업이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것 같다. 훌륭한 구상이다.

다만, 교통인프라와 하드웨어부문이 매우 중요하나 진짜 사업의 성패는 운영측면 즉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사실을 깊이 고려하면 좋겠다. 콘텐츠와 마케팅을 먼저 생각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수도'를 만들려면 산업경제를 넘어 '디지털 문화'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수도란 모름지기 문화의 중심이다. 문화가 도시의 격을 높이고, 전분야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며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디지털문화중심이 될 '디지털예술창작단지'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코자 한다. 필자는 그간 20여년 골칫거리였던 천안중부물류센터를 재생, 창작단지를 건설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아파트 짓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크게 실망한 바 있다.

그런데 8기에 '디지털수도론'을 접하며 눈이 번쩍 뜨인다. 천안아산역 부근이나 성환종축장 부지 모두 훌륭한 입지를 갖추었다고 본다. '디지털예술창작단지'는 최첨단 기업과 디지털세대 예술인들이 하나 되어 디지털기술 기반의 실험적 예술창작을 밤낮없이 수행하고, 전시·공연·교육·체험·관광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디지털수도의 상징이며 브랜드이고 '디지털문화한류'의 발전소가 되는 것이다. 재원은 국가디지털뉴딜 또는 삼성, 현대 등 디지털밸리의 중추기업들과 합작하면 좋겠다. 창작, 교육, 관광으로 수익모델도 충분해 지속가능은 물론 운영에 따라서는 세계인을 불러들여 황금알을 낳게 할 수도 있다.

다음 서해안관광산업 도약을 위해 두 개의 랜드마크를 제안코자 한다. 하나는 현대 서산농장의 거대한 곡물창고 두개를 문화예술관광시설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조기 폐쇄한 보령화력 1·2호기를 문화예술시설로 재생시키자는 것이다. 2년 전 필자가 충남문화비전2030에 활자화 시켰던 사안들이다. 한국 근대화의 상징 정주영 회장의 신화가 숨 쉬는 곳을 현대그룹과 손잡고 재생, 스토리와 경관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들판의 사계절과 천수만, 쏟아질 듯 빛나는 밤 별들이 환상인 곳이다. 마침 현대그룹이 여기에 기업도시를 건설 중이고, 대규모 예술가레지던스사업도 협의 중이다. 필자는 작년 현대도시개발 대표, 서산농장 영농법인 대표와 의기투합했었는데, 최근 서산시장 인수위에서 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보령화력의 재생은 국제해양레저벨트의 꽃이 될 수 있다. 유럽의 성공사례도 다수이고, 특히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현실에서 큰 비용 없이 글로벌 마케팅이 가능하다. 충남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탄소중립의 선도지역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될 것이다.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공연 전시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한류관광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도약을 꿈꾸는 충남이라면 담대하고 창조적인 발상과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거기에 문화예술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선8기 '힘쎈 충남'에 거는 기대다.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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