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 일탈행위로 안전사고 방지대책 마련 여론 비등
세종보 개방으로 수량 부족, '금강뷰' 아닌 '강바닥뷰' 지적도

금강보행교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1100억 원 넘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세종지역 랜드마크로 건립한 금강보행교가 최근 불거진 지역 청소년들의 일탈로 시설안전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인근에 있는 금강 세종보 존폐 논란과 맞물려 수량 부족으로 메마른 '강바닥뷰'를 노정하면서 시민휴식공간과 관광·문화자원으로 금강보행교의 기능 회복까지 근원적 문제 해결이 숙제로 주어졌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는 올 3월 말 금강보행교 개통식을 하고 일반에 전면 개방했다. 금강보행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 전용 다리로 금강 남북쪽에 있는 행복도시 3생활권과 중앙공원을 연결한다. 총길이 1446m, 폭 12-30m의 복층 원형 구조로 상층은 보행로, 하층은 자전거도로로 이뤄져 있다. 2018년 7월 착공해 4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완공했고 투입된 공사비는 1116억 원에 달한다.

행복도시권 대표 관광명소로 부각될 것이란 양 기관의 기대대로 개통 초기 금강뷰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지만 사고는 엉뚱한 데서 터졌다. 개통 3개월여 만인 이달 8일 새벽 여중생 2명이 음주 상태에서 금강보행교 서쪽 난간에 매달려 경찰·119구조대와 대치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시설개방시간(오전 6시-오후 11시)이 아닌 오전 5시 36분쯤 '여중생들이 강물로 뛰어들려 하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급파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두 청소년은 경찰과 구조대의 설득 끝에 무사히 구조됐지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일탈행위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금강보행교 전경. 사진=세종시 제공

지역사회에서는 관광명소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야 할 금강보행교가 추락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고 사건사고 발생 시 관련 매뉴얼이나 비상대응체계가 사실상 전무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세종시는 12일에서야 LH·경찰·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금강보행교 안전사고 방지 시설개선을 위한 협의에 부랴부랴 나섰다.

이와 함께 금강보행교를 흐르는 금강의 낮은 수위는 누차 지적돼온 문제다. 금강보행교 인근 세종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1월 부분개방, 이듬해 3월 전면개방되면서 수량이 적어졌고 금강보행교의 '강바닥뷰' 논란으로 이어졌다. 세종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을 유인할 만한 관광자원으로 매력이 반감되는 치명타다. 지난해 1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세종보 해체를 결정한 가운데 해체에 따른 혈세 낭비와 용수 부족 문제, 수질 개선 여부 등을 놓고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22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세종보는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4대강 사업과 달리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4대강 사업 이전에 계획된 시설로 세종시 건설의 특수성을 고려해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며 "세종보 존치를 통해 금강 수량을 확보한다면 도심내 친수공간 조성으로 시민들에게 위락·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고 도시 역동성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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