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는 @있다! (임다은 외 4명 지음 / 이유출판 외 4개 출판사 / 150쪽 내외 / 1만 3800원)
5곳 로컬출판사 '어딘가에는' 시리즈 출간
생생한 지역 목소리 담은 사람과 삶 이야기

강원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의 포도밭출판사, 대전의 이유출판,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 경남 통영의 남해의봄날.

서울에서 살다가 지역으로 이주한 다섯 개의 출판사들이 뭉쳐 하나의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어딘가에는 @있다!'시리즈는 지역도, 주제도, 쓴 저자도 다르지만 지역 출판이라는 공통 아래 같은 형태와 결로 묶였다. 다섯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작지만 가볍지 않는', '다양한 색깔을 담은' 지역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이동행 지음·온다프레스)는 결혼과 함께 태백으로 내려간 30대 부부가 '레터프레스'라는 인쇄작업 도전부터 작품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일과 사는 곳에 대해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우리의 삶이 어떠한 과정 속에 놓여있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라는 말이, 이들을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한인정 지음·포도밭출판사)는 차별과 편견을 일상적으로 겪는 그리고 옥천군에 사는 지역 이주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냈다. 이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호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전국 최초로 이주여성협의회를 구성해 자신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전개한다. 저자는 지역 이주여성에 대해 '누구보다 진취적이며 용감한 생존자'라고 정의하며 그들의 투쟁기를 철저히 서사한다.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임다은 지음·이유출판)는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 철공소 거리와 그 속에서 청춘을 바친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멈추지 않는 기계처럼 평생 기름때 묻히며 시대를 관통해 온 장인 3인의 땀 흘리는 삶을 생생히 기록했다. 고성장 시대 활기차게 돌아가던 기계처럼 한평생 주물 일을 하며, 88서울올림픽 전후의 호황기와 고단했던 IMF 시기를 모두 겪은 장인들의 삶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전의 모습이다.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장성해 지음·열매하나)는 진정한 생태가 무엇인지, 도시 안에서도 생태적으로 살 수 있는지 궁금했던 순천 출신의 청년 이야기다. 그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생태마을 디자인을 공부하고 돌아와 순천을 다시 발견하고 새롭게 만들어간다. 도시가 숲에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저자는 식물과 정원을 통해 마을과 일상을 바꾸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정용재 지음·남해의봄남)는 '진짜 충무김밥 원조집은 어딘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에 통영 길가에 즐비한 김밥집 중 충무김밥의 진짜 원조를 찾아 나서는 저자의 여정이 서사된다. 어르신부터 김밥집 사장님까지 충무김밥의 원형과 맛의 비법을 추적한다. 통영항을 배경으로 1960년대부터의 지역 음식문화와 생활사가 자연스레 담겼다. 충무김밥의 역사에는 바로 통영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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