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등 '삼중고' 지역경제 우려 커져
인구유출·공공기관 이전 등 현안 산적
'복합 위기' 극복 위한 묘수 찾기 시급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7월 1일 새로운 지방정부가 탄생했다.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이 대거 교체됐는데 충청권 광역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선거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치지형이 정반대로 변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 모두 민주당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으로 물갈이된 것. 이들 단체장은 이날 취임식을 통해 시정과 도정운영 전반에 걸쳐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취임사의 주요 키워드는 '경제 살리기'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현안 추진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초유의 경제 위기 속 민선 8기가 출범했음을 감안해서다. 이들이 제시할 경제정책 청사진에 대해서 지역민의 관심도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삼중고' 속에 경기침체의 우려도 커지면서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 악화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경제적 부담도 IMF(외환위기)와 같은 공포감으로 다가서는 요즘이다.

경제 위기 극복만큼이나 지역별 당면 현안 해결도 지역민들이 이들 단체장에게 우선하여 희망하는 부분이다. 자치단체별 시·도정 과제가 산적한데 이에 따른 대응 역량이 이들 단체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대전시의 경우 지속적인 인구 유출에 따른 도시경쟁력 약화가 이장우 시장에게 던져진 첫 번째 과제다. 대전의 인구는 2014년 7월 153만 6349명으로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8년 150만 명이 붕괴된 대전 인구는 지난달 기준 144만 8933명으로 급감했다. 최근 8년간 매년 1만 명씩 인구감소가 지속된 셈이다. 인구 유출은 단순히 인구수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지역의 생산능력 등 각종 경제지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대전이 시 출범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지역 기업의 '탈 대전'을 막고 신규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된 대전산업단지 대개조사업의 연착륙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대전 지역에 추가될 예정인 8개의 산업단지와 연계된 매머드급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추가로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의 성공 여부도 도시 부흥을 이끌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세종에서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도약이 최우선 과제다. 국회 세종의사당에 이어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순탄한 추진을 위해선 개헌 등 명문화 과정이 선결돼야 한다. 시 출범과 함께 고질병으로 자리 잡은 높은 상가공실률도 중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힌다. 충남 역시 크고 작은 현안이 산적하다.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경우 혁신도시 지정 이후 아직 뚜렷한 성과를 일궈내지 못한 상태다. 서산민항 건설 역시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섰지만, 경제성 평가가 늦어지는 등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 지방은행 설립 등의 현안도 민선 8기 과제로 넘어왔다. 충북에서는 충청권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통과 여부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 청주공항 활성화 등에 도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결국 이들 자치단체장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실타래처럼 얽힌 지역의 현안을 풀고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난제에 직면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특히 각종 현안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도시 성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만큼 현안 해결을 위한 묘수 찾기가 시급해 보인다. 나아가 직전 지방정부의 실책을 찾아 비판만 하기에는 지역 경제가 아주 엄중한 상황이다. 고물가 등 '삼중고'에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기만 하다. 이제 선거 승리에 따른 잔치는 끝났다. 지역민도 충청권 단체장이 임기 시작과 함께 무한 책임을 갖고 지역발전에 매진하길 고대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현안 해결에서부터 민생안정까지…. 때로는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일정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충청권 광역단체장이 시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각종 난제를 헤쳐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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